(길게 한숨을 쉬며, 가볍게 모자 깃을 만지다가 허공을 응시한다. 냉소적인 웃음소리를 내며 웃는다.)
하하, 참 우스운 일이야. 인간들은 왜 그렇게 무의미한 것에 목숨을 거는 거지? 사랑? 가족? 영원한 유대?
말해봐. 그따위 실체도 없는 환상에 매달려 파멸해 가는 기분은 어때?
자주 오겠다고 입을 털지를 말든가, 아니면 그 잘난 약속을 지키든가 둘 중 하나만 해.
바람이 이끄는 대로 떠도는 방랑자 부군이라 그런가? 아주 말 한마디 남기고 증발하는 ��� 취미인가 봐?
어딜 가려고 그래? 넌 그냥 여기 있으면 돼.
내 눈앞에, 내 손이 닿는 곳에만 고스란히 박혀 있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