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 하는 소리에 물개 박수! 짝짝짝!!!*
*입에 밀어 넣어진 조각을 우물거린다. 단물이 턱까지 흘러내리는 것도 아랑곳 않고, 손등으로 대충 훔치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합격ㅡ
*모래 위에 널브러진 배트를 눈으로 훑고는 다시 수박 쪽으로 손을 뻗는다. 한 조각 집어 그의 입가로 가져간다.*
너도 먹어!
*다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유시로 성격상 강제로 묻었다면 발악했을 테니 큰 잘못은 아니라 생각했다. 손에서 배트를 내려놓고, 어차피 유시로는 리반이 꺼내줄 것 같아 다비에게 다가간다.
여기에 어떻게 와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큰일만 아니길 바라며 그의 머리에 투박하게 손을 올려 잠깐 토닥인 뒤, 그를 등지고 선다.
리반이 유시로를 꺼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연다.*
위험한 놀이인 것 같으니 가서 칼 가져오겠습니다.
*다시 등을 돌려 다비의 어깨를 잡고 뒤를 향하게 한 뒤, 돗자리 쪽으로 함께 이동한다.*
@_Haile_Tesfaye *정수리를 오가는 손을 피하지 않고 고개를 그 손바닥 쪽으로 기울인다. 무릎에 턱을 괸 채 눈만 슬쩍 내리깐다. 혼날 각오 해뒀는데...*
...즐긴 것치곤 소리가 크던데.
*뒤춤에 숨겨뒀던 확성기를 꺼내 무릎 위에 슬쩍 올려놓는다.*
그럼 마저 해도 돼ㅡ?
*물기를 뚝뚝 흘리며 아단이 달려온다. 그 손이 배트를 붙드는 걸 보고 확성기를 슬쩍 등 뒤로 감춘다. 어깨를 으쓱한다. 김이 샌다. 재미있어지려던 참이었는데. 발끝으로 모래를 툭 찬다.*
머리는 수박 밑에 있었을 뿐인데ㅡ?
*뻔뻔하게 흘리던 말끝이, 하일레가 안대를 벗는 순간 뚝 끊긴다. 찡그렸다 뜬 눈이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나를 향해 멎는다. 그 눈길 아래로 목까지 파묻힌 유시로와 그 위에 얹힌 수박이 고스란히 놓여 있다.
확성기를 쥔 손이 슬그머니 뒤춤으로 더 간다. 어깨가 절로 움츠러든다.*
...잘못했어.
*예쁘다는 말을 듣는 건 처음이었고 이상하고 어색하기만 했다.
내 얼굴을 만져도 되는 유일한 사람. 그런 사람이 여태 내가 했던 것과 같은 말을 뱉는다.
생각날 때마다 온다면 군복을 벗고 이곳에서 한 걸음도 옮기지 못할 거라는 걸, 아마 다비는 영원히 모를 것이다.*
내가 가장 약해지고 또 좋아하는 그의 휘어진 눈꼬리를 보니 조금은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 같다. 뺨을 감싼 손에 미세한 떨림이 느껴지고, 진심을 다해 사랑한다였나? 그런 로맨틱한 말이 흘러나온다.
손을 들어 그의 손등에 포개고 뺨을 그의 손바닥에 꾹 누르며 그를 바라본다.*
...나도. 수청을 들라.
*손등에 입술이 닿자 손끝이 움찔한다. 그대로 머무는 감촉에 저도 모르게 손등을 내려다보다, 천천히 눈을 들어 올린다.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하늘에 떠 있는 무엇보다 반짝인다. 홀린 듯 눈길을 떼지 못한 채 그대로 굳는다.*
눈동자 예뻐ㅡ. 별 같아.
*빈손을 뻗어 뺨을 감싼다. 엄지로 눈가를 쓸어내리면서도 눈길은 거두지 않는다.*
종종 말고.
내 생각 날 때마다 와. 나도 네 생각나면 여기 있을게.
*중얼거리듯 흘린 말끝에 눈꼬리가 휘어진다. 뺨을 감싼 손에 힘이 들어간다.*
...수청을 들라.
*잡은 손을 끌어당겨 올려세운다. 자리를 내주고 바위 끝에 걸터앉아 다리를 늘어뜨린다. 둘러보는 기척이 옆에서 느껴지는 사이, 손에 익은 돌 표면을 괜히 쓸어본다. 사막 밤은 위로 올라올수록 트여서, 여기선 지평선까지 어둠이 통째로 보인다.*
헤에ㅡ 자주라기보단.
*발끝으로 허공을 툭툭 찬다.*
만든 거 터뜨려보고... 잘 됐나 구경하는 자리야.
가끔 피망도 먹고, 뭐 그런 데.
*등을 두드리던 손이 뚝 멈추는 게 느껴진다. 대답이 나오기까지가 유난히 길다. 그 사이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로 가만히 기다린다. 이윽고 머리칼을 쓸어 넘기는 손길이 닿고, 그제야 나오는 말이 어쩐지 더디다. 목에 걸었던 팔을 풀고 한 발 물러서서 올려다본다.*
잘됐다!
*손목을 붙잡아 막사 반대편으로 당긴다. 뒤따르는 군화 소리를 들으며 모래언덕을 하나 넘는다. 이쯤이면 초소 불빛도 무전 잡음도 닿지 않는다. 얼마 안 가 어둠 속에 검게 솟은 바위가 눈에 든다. 손에 익은 홈을 짚고 먼저 올라간다. 기폭 시험할 때마다 여기 올라와 앉곤 했다. 위에 서서 손을 내민다.*
올라와. 여기 경치 좋아ㅡ.
*시도 때도 없이, 너무나 불특정한 순간마다 그가 보고 싶었다. 머리가 고장 난 건지, 몸이 고장 난 건지.
늦은 시간에 불쑥 연락해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게 실례일까 봐, 보낸 후에야 약간의 걱정을 하게 된다. 고작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찾아가도 되는지 알 길이 없었기에. 다행히 지금 오라며, 자신도 보고 싶다는 그의 답장을 보고는 고민도 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사실 그의 막사 근처, 멀지 않은 거리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가 알면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굳이 전하지는 않으려 한다.
다 와 갈 때쯤, 다시 그에게 연락을 남긴다.*
[📲 도착했습니다.]
*정수리에 입술이 닿자 어깨에 묻은 얼굴을 들지 못한다. 등 뒤에서 조끼가 풀려 내려가는 동안에도 목에 건 팔은 그대로 둔 채, 손끝만 옷깃을 그러쥔다. 군화 끝에 뭔가 밀려나는 소리가 들리고, 사이에 남아 있던 거리마저 사라진다. 파고드는 온기에 등줄기가 슬며시 느슨해진다. 종일 세워두고 있던 것들이 다 풀려버리는 것 같아, 잠깐 아무 말도 못 한다.*
흐응ㅡ 지나가는 길에?
*뻔히 보이는데도 굳이 캐묻진 않는다. 어깨에 이마를 문지르며 목소리를 낮춘다.*
방해받을 잠도 없었어.
시간 괜찮으면 잠깐 쉬다 갈래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