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에 닿는 뜨거운 숨결과 이어지는 축축하고 말캉한 것이 귀 아래까지 영역 표시를 하듯 닿자, 감전을 당한 건지 화상을 입은 건지 모를 감각에 휩싸여 들고 있던 걸 떨어뜨릴 뻔한 걸 팔에 힘을 주어 간신히 붙잡았다.
확실히 위험하고 이상한 감각에 몸이 잔뜩 굳어버린다. 전신에 돌아야 하는 피가 제대로 돌지 않고 자꾸만 한 곳으로 모이는 것 같은 아찔함이 느껴진다.
달아오른 몸으로 그의 눈꼬리가 휘어지는 걸 계속 보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 이래도? 이미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어졌고 제대로 된 사고는 불가능했기에, 입을 달싹이다 고장 난 로봇처럼 뚝딱거린다.*
어...? 그게...
*설명할 방법이 없이 너무 이상했다. 입을 열면 목소리가 잔뜩 갈라져 나올 것 같아 쉽사리 말도 제대로 못 했고, 서둘러 눈을 바쁘게 굴리다 쓰레기를 버리는 곳을 발견하고는 조금 낮아진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쓰레기 버리고 오겠습니다.
*도망치듯 달려가며, 우선은 품에 안고 있는 것들을 버려야겠다. 아니,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
*그의 손끝을 향해 시선을 돌리니 모래 위에 뒹구는 수박과 야구배트가 보인다.
그의 볼을 놓아주고 몸을 일으켜 움직인다. 수박과 배트를 주운 뒤 돌아오는데, 이걸 깨먹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으니 수박 껍질 겉에 묻은 모래를 손으로 대강 털고 돗자리 위에 올려둔 뒤, 배트를 잡고 쭈그려 앉는다.*
깔끔하게 안 깨질 것 같은데 괜찮습니까?
다비, 잠시만. 같이..
*화를내 듯 모래를 차고 돌아서 멀어지는 그를 바라보다, 뭐가 그렇게 이상했을까 생각해 본다.
다비가 내 손을 핥는다고 생각하니 확실히 상상만으로도 이상해지는 것만 같아, 허둥대며 돗자리 위의 수박을 대충 감싸 돗자리를 품에 안고 금세 멀어진 그에게 서둘러 달려간다.
간신히 따라잡아 발을 맞추고 눈치를 살피다, 조심스레 입을 연다.*
... 미안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상하게 안 만든다고는 못 할 것 같습니다.
*갑자기 확 빠진 손과 달아오른 얼굴, 꼼지락거리며 이상하다고 말하는 소리에 조금 당황하게 된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깨문 건 아닌 것 같은데, 더운 날에 너무 오래 세워뒀나 하는 생각이 스치고 그의 앞머리를 조금 치우고 이마에 손을 짚어본다. 열이 있는 건가? 잘 모르겠다.*
다비, 혹시 제가 아프게 했습니까?
*이상하다고 말했던 것이지 아프다고는 안 했기에 손을 치우고 잠시 고민해 보다, 그의 손을 잡고 내 옷에 대강 닦아낸다.*
이러면 안 이상합니까?
*과육이 다시 그의 손가락을 타고 흐르고, 또 해달라며 손을 내미는 그를 바라본다.
그가 더럽다 느끼지 않는다면 기꺼이 몇 번이고 핥아주겠다는 생각으로, 내밀어진 손에 얼굴을 기울이며 혀를 내밀고 그의 손가락을 천천히 핥아 간다.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은근한 미소가 지어진다.*
괜찮습니까?
*혀로 입가를 핥다 그의 손을 타고 흐르는 붉은 액체가 눈에 들어오고, 수박 조각을 가져와 그의 입가에 가져다 대어 준다.
그가 먹는 걸 확인하고 다른 손으로 그의 젖은 손을 살짝 잡아 들어, 손가락부터 혀로 핥아준다. 마땅히 닦을 만한 방법이 없어 한 행동이었지만, 핥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수박을 쥐어준 뒤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손 씻을 만한 곳을 찾아보겠습니다.
*합격이라는 말에 괜시리 우쭐해지는 기분.
그가 쪼개진 수박 한 조각을 들어 입가에 가져다 대고 웃는 게 보이자, 그 너머의 바다와도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난 다비에게 매 순간 빠져들고 있음을 직감한다.
원래라면 누군가가 먹여주는 일은 어색하기만 했을 텐데,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 고개를 숙여 한 입 베어 문다. 단맛이 입안에 퍼지는 게 나쁘지 않았다.
아마, 다비와 함께해서 그런 거겠지.
뒷정리는 언제 다 하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을 조금 더 즐기고 싶었기에, 입안의 수박을 우물거리다 삼키고 입을 연다.*
먹어본 것 중에 가장 단 것 같습니다.
*팍, 하는 소리에 물개 박수! 짝짝짝!!!*
*입에 밀어 넣어진 조각을 우물거린다. 단물이 턱까지 흘러내리는 것도 아랑곳 않고, 손등으로 대충 훔치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합격ㅡ
*모래 위에 널브러진 배트를 눈으로 훑고는 다시 수박 쪽으로 손을 뻗는다. 한 조각 집어 그의 입가로 가져간다.*
너도 먹어!
*그의 반응이 귀여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돌아온다. 몸을 일으켜 배트로 조준점을 잡고 내리치려다, 깨고 나면 과육이 그에게 튈 것 같아 별다른 말 없이 신나 보이는 그에게 손을 내민다.
그가 손을 잡아오자 일으켜 옆에 세우고, 다시 배트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 조준을 한 뒤 배트를 휘두른다.*
팍—!!
*꽤나 경쾌한 소리가 들리고, 배트를 모래 위에 아무렇게나 올려둔 뒤 작게 쪼개진 수박 한 조각을 손으로 들어 그의 입에 넣어준다.*
이 정도면 재밌었습니까?
@Davi_viv *그를 쓰다듬던 손이 멈추고, 무릎 위에 올려져 있던 확성기를 집어 든다. 여기까지 이걸 챙겨 왔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은 귀여웠다.
마저 해도 되냐는 물음에 짐짓 엄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그의 볼을 살살 꼬집는다.*
그건 곤란합니다. 마저 하면 땅에는 유시로가 아니라 제가 묻힐 겁니다.
*다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유시로 성격상 강제로 묻었다면 발악했을 테니 큰 잘못은 아니라 생각했다. 손에서 배트를 내려놓고, 어차피 유시로는 리반이 꺼내줄 것 같아 다비에게 다가간다.
여기에 어떻게 와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큰일만 아니길 바라며 그의 머리에 투박하게 손을 올려 잠깐 토닥인 뒤, 그를 등지고 선다.
리반이 유시로를 꺼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연다.*
위험한 놀이인 것 같으니 가서 칼 가져오겠습니다.
*다시 등을 돌려 다비의 어깨를 잡고 뒤를 향하게 한 뒤, 돗자리 쪽으로 함께 이동한다.*
@Yukihara77@Davi_viv *익숙하지만 이곳에 있어도 되는지 모를 목소리가 들린다. 다비?
한 걸음을 내딛다 다급한 유시로의 목소리에 주춤하게 된다. 눈을 가리고 있어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기에 배트를 내려 주변 장애물을 확인하려는 듯 허공에 가볍게 휘저어 본다.*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