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lita1144 누구 마음대로 선배야? 난 예속 같은 거 없어.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개별적이거든. (금세 빈 잔을 대신 채워 주고서 제 것을 홀짝인다. 그사이 숙성이 되었나, 접때보다 향이 더 올라오는군.) 말 한 마디 더 묻는다고 다녀오는 시간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텐데. 호, 그래? 명안당 한번 가 봐.
@_l__e_here (평소보다 어둑한 눈을 말없이 들여다보다 담배 한 대를 물고 불을 붙인다. 이어 고개를 가까이 들이밀고 타들어가는 끄트머리를 네가 문 것에 맞댄다. 두어 모금 빨아내고 나면 일순 불씨가 환해지는 것이 보인다.)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약속했잖아. 함께 하기로. 근데 어쩌다가 그런 걱정이 들었어?
@Ipolita1144 이게 무슨 소리지? (그렇잖아도 좁아들던 미간이 더욱 구겨든다. 내가 왜 갑자기 연애 상담을 해야 하는데. 단전에서부터 끓어 올라오는 깊은 한숨 내쉰다.) 그러게 사기 전에 먼저 취향을 물었어야지. 너네가 이 모양이니까 조금 더 나은 나까지 자꾸 고루한 놈 취급 받잖아.
@_l__e_here 그 말 그대로 인정해 준다는 거야? 반어법이 아니라면 좋겠는데. (안은 그대로 한 팔을 뻗어 책상 귀퉁이에 놓인 위스키와 술잔을 가져온다. 차분히 절반 가량을 따르고 한 잔은 네 손에 들려 주고서 부딪히라는 듯 제 잔을 내민다.) 맞아. 여기 늘 준비돼 있지.
@Ipolita1144 물론 삐루보다야 훨 비싸지. 위스키인 것부터. (뭐야, 저 이상한 눈초리는. 기껏 선심 베풀어 줬더니. 한숨 섞인 날숨과 함께 잔을 건네받고 향부터 천천히 음미한다.) 혼자 마실 작정이면 내가 굳이 돌아왔겠어? 재미없게 맛만 보지 말고, 양껏 마셔. 아껴 마시지 않아도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