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3반. 3반, 3반이라. 개학 전 재학생들의 사진이 박힌 명단을 받아 얼굴을 익혀두었다. 그 중 유난히 뺀질거리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있었으니, 그 이름이 해원맥. 세상 흥미라고는 모두 잃은 표정으로 렌즈를 바라보는 얼굴이 아직 앳됐다. 누가 봐도 말썽쟁이 상이라고 생각했다.
@LearnNLove_S ... 하고 싶은 일이랑, 좋아하는 과목이랑, 친한 친구 중에 뭐가? (약간 긴장한 듯한 눈빛. 책상이라도 뒤엎을 것 같던 기세는 어디 가고 다소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에 상투적으로 한 마디 거들었다. 질문을 하나마나 대답은 셋 다겠지. 이사장 댁 도련님으로 자라온 녀석의 학교생활이 얼마나 엉망
@LearnNLove_S 해원맥, 자세 바로하고 똑바로 앉아. 대화 상대를 앞에 두고 귓구멍이나 파는 거 아니다, 그게 애든 어른이든. (듣기도 싫다는 듯 귀나 후벼대는 녀석의 손목을 잡아 내리게 하고 낮고 단호한 어투로 말한다.) 넌 졸업하면 하고 싶은 일이 뭐냐. 좋아하는 과목은. 학교에선 누구랑 친해?
@LearnNLove_S (이 되바라진 녀석이 이사장의 아들이라는 이야기는 오늘만 수 차례 들었으니 놀라울 것도 아니다. 다만, 얼마나 그 말에 머리들을 조아렸으면 이 꼬맹이가 그것을 무슨 대단한 권세라도 되는 양 이리 거들먹거리면서 말하는 것인가. 쯧쯧, 어른들이 애를 다 망친다더니.) 그래서? 네 아버지 학교지 네
@LearnNLove_S 네가 그걸 원한다면, 뭐, 좋다. 앉아. (사무용 책상 옆에 의자 하나를 빼주며 말한다. 교사들의 시선을 불편해하는 것을 알지만 이를 테면 초반 기싸움 비슷한 것을 할 필요는 있었다. 네가 앉는 것을 확인하고 컴퓨터 파일을 열어 기록을 살펴본다. 어디 보자... 요란한 기록에 피식 웃음이 났으나
@LearnNLove_S 자자, 너희들은 딴짓들 하지 말고 얌전히 자습하고 있어라. 야자 튀다 걸리면 손 들고 벌설 줄 알아. (생각보다 순순히 몸을 일으키자 고개를 끄덕이고 앞장 서 교실을 나선다. 교무실에 들어서니 동료 교사들의 의외라는 듯한 눈빛이 녀석을 향한다. 수첩을 챙겨 짜증이 듬성듬성 묻은 얼굴로
@LearnNLove_S (전혀 놀란 기색도 민망해하는 기색도 없이 있는 대로 얼굴을 구긴 채 바라보는 모습에 헛웃음을 짧게 짓는다. 아이들의 시선이 힐끔힐끔 이쪽을 향하는 것이 느껴진다. 제아무리 안하무인으로 사는 녀석이라지만, 불필요한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은 녀석도 달갑지 않을 터. 별 난색 없이 어깨만 으쓱
@LearnNLove_S 대학은 못 가도 아버지 능력으로 사업 하나는 받지 않겠냐는데. 허나 교사란 무릇 지식 이전에 됨됨이를 가르쳐 사람을 만드는 직업 아니었던가. 혀를 쯧, 차고 학급 회장을 통해 해원맥을 불러오라 일렀지만 종례시간이 다 되도록 오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쉬는 시간을 틈 타 교실로 들어가니
@LearnNLove_S (선생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것은 아마도 고등학생들의 전유물일 것이다. 미동도 없이 엎어져 있는 녀석과 분주히 수업 준비를 하는 아이들을 쭉 둘러보다 쯧, 혀를 차고 출석부를 챙겨 교무실로 내려간다. 동료 교사들에게 해원맥에 대해 물어볼 심산이다.)
@LearnNLove_S 귀가 따갑도록 들었겠지만 올 한 해가 늬들한텐 중요한 해인 만큼..., (말을 이어가던 도중 쾅, 소리와 함께 문이 거칠게 열린다. 소란에도 개의치 않고 교실로 들어오는 녀석. 그 녀석이네. 전혀 미안한 기색도 없이 자리에 앉자마자 엎드리는 녀석을 뚫어지게 눈으로 쫓는다.) ... 정신 차리고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