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유럽식 단일민족국가로 보면 안 된다는 말은 맞음.
그런데 바로 그래서 더더욱 각 민족과 고대국가의 독자성을 인정해야 함.
중국 땅에 여러 민족이 살았다는 사실과, 그들의 역사와 문화가 전부 중국의 소유라는 주장은 다름.
다민족 국가는 여러 민족의 존재를 인정하는 개념이지, 모든 독자성을 지워도 된다는 면허가 아님.
논점이 완전히 빗나감.내가 말하는 건 연변을 달라거나 중국 영토를 부정하자는 게 아님.
현대 국경과 고대사 해석은 다른 문제임.
연변이 현재 중국 영토라는 것과, 고구려·발해를 “중국의 지방정권”이라고 부르는 주장이 타당하다는 건 전혀 다른 말임.
한국이 연변을 요구하지 않아도, 고구려·발해의 독립된 역사성을 말할 수 있음.
영토 문제로 몰아가야만 반박이 되는 주장이면, 애초에 역사 논리에서 밀린다는 뜻임.
현도군, 부여계, 당과의 전쟁을 말해도 결론은 “고구려는 중국 지방정권”이 아니라 “고구려는 중국 왕조와 강하게 접촉한 독립 정치체”임.
고구려가 수·당과 전쟁했고, 결국 당에게 멸망했다는 말은 오히려 고구려가 당의 지방정권이 아니라 별개의 국가였다는 증거에 가까움.
지방정권이면 정복전쟁이 아니라 내부 진압이어야 함.
1번부터 논점이 빗나감
내가 문제 삼는 건 중국 안에 여러 민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님. 문제는 그 민족들의 역사와 문화를 독자적인 것으로 두지 않고 전부 “중화” 안에 흡수하려는 방식임.
만주·몽골·티베트·위구르가 독립된 민족이라면, 그들의 역사와 문화도 독자성을 가진 것으로 인정해야 함.
존재를 인정하는 것과 소유권을 주장하는 건 다른 문제임.
2번은 오히려 내 주장을 확인해주는 말임.
신장·몽골·티베트가 원래 중앙 왕조의 직접 관할이 아니었고, 청대에도 군사 통제에 가까웠다고 말한다면, 그건 곧 현대 중국의 영토 논리가 “태곳적부터 한족의 땅”이 아니라 청 제국 판도의 승계에 기대고 있다는 뜻임.
여기까지는 인정할 수 있음.
문제는 영토 승계를 근거로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까지 전부 “중화”로 흡수하려는 순간임.
영토 승계와 문화 소유권은 같은 말이 아님.
3번도 핵심을 피하고 있음.
어떤 국가나 민족을 역사서에 기록했다는 것과, 그 국가를 “중국의 지방정권”이라고 부르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임.
고구려·발해를 중국 사서가 기록했다고 해서 중국 지방정권이 되는 게 아님. 로마 사료에 게르만족이 나온다고 게르만 역사가 로마 지방사가 되는 게 아니듯이.
기록은 기록이고, 흡수는 흡수임.
@Devalpple@madcat009 니 논리대로면 명나라도 중국 역사가 아닌데? 왜냐하면 니들은 청나라를 계승한다며. 그리고 청나라는 만주족이 건립한 나라야. 청나라를 계승하는 중국은 수천년 중화의 역사와 아무 상관없어, 이 애미뒤진 오랑캐년아. 넌 부모가 오랑캐인데 왜 자신을 한족이라고 착각하고 있냐?
그래, 말 한번 잘했다.
중국이 다민족 국가라면, 중국은 한족 민족국가가 아니라 청 제국의 다민족 판도를 근대 국가 논리로 승계한 정치체라는 뜻임.
그럼 영토는 다민족 제국의 승계 논리로 가져가면서, 왜 만주·몽골·티베트·위구르의 역사와 문화는 전부 “중화” 안에 흡수하냐?
다민족 국가라면 다민족의 독자성도 인정해야지.
근거도 중국 쪽 논리 안에 있음.
중국 헌법은 중국을 “통일된 다민족 국가”로 규정하고, 한족 대민족주의에 반대하며, 각 민족의 평등과 언어·풍속 보존을 말함.
또 1912년 청제 퇴위조서에는 “滿、漢、蒙、回、藏五族完全領土,為一大中華民國”이라는 문구가 나옴.
즉 근대 중국의 영토 논리는 “태곳적부터 한족의 땅”이라기보다, 청 제국의 다민족 판도를 중화민국이 승계했다는 구조에 가까움.
여기서 문제는 “다민족 국가”라는 말 자체가 아님. 문제는 그 말을 근거로 삼아, 고구려·발해까지 “중국의 지방정권”이라고 부르는 식의 역사 흡수 논리로 이어진다는 점임.
한때 중국 왕조와 관계를 맺었거나, 일부 영토가 현재 중국 안에 있었다는 이유로 고구려·발해의 역사까지 중국 지방사로 흡수한다면, 그건 다민족 국가 논리가 아니라 제국의 소유권 논리임.
조선이 일본 제국에 병합됐다고 조선 문화가 일본 문화가 되는 게 아니듯, 청 제국이 지배했거나 중국 왕조와 관계를 맺었다고 그 안의 모든 역사와 문화가 중화문화가 되는 것도 아님.
고구려·발해를 중국 지방정권이라고 부르는 순간, 그 논리는 중국인들이 비판하는 일본 제국주의 역사관과 구조적으로 닮아버림.
다민족 국가라고 주장할 거면, 다민족의 역사와 문화적 독자성도 인정해야 함.
《허울뿐인 상하관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당나라를 건국한 당 고조는 고구려에 대해 신하들과 이야기하며, 명분상의 조공-책봉 관계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이야기했다.
“명분과 실제의 사이에는 이치가 서로 부응해야 한다. 고구려는 수에 신하를 칭하였지만, 결국 [수] 양제에 항거하였으니, 이 어찌 신하의 [이치가] 있었다고 하겠는가. 짐은 만물로부터 공경을 받고 있지만, 교만히 귀함을 드러내고자 하지 않았다. 다만 [각자] 영토를 차지하고 함께 백성을 편안히 하는 데 힘쓸 일이지, 어찌 반드시 저들에게 칭신하도록 하여 스스로 존대하고자 하겠는가. 바로 조서를 내려서 짐의 이러한 소회를 쓰도록 하라.”
요약하면 "당나라가 고구려를 신하라고 주장해도, 실제 신하인 것도 아니고 고구려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허울뿐인 칭신을 하라고 자극하느냐" 라는 말이다.
당나라 황제도 그런 관계가 허구임을 아는데, 지금 일부 중국 사람들은 지방정권 소리나 하고 있으니 저들이 과연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인지 고대를 사는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고구려와 발해를 수•당의 지방정권이라고 하는 사람을 볼때마다 의문인 점. 지방정권이라고 해봐야 그게 중국한테 자랑스러울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나 할까.
수나라는 지방정권 하나를 통제 못해서 백 만명 넘는 인력을 꼬라박고 멸망해버린 정신나간 나라이며
당나라는 고구려를 겨우 멸망시켰지만, 딱히 득실도 없고 발해 건국을 막지 못한 채 발해보다 먼저 멸망한 아둔한 나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