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일베 편을 봤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밈을 놀이로 즐기다가 극우의 논리를 받아들였다는 인식은 문제가 있다. 박권일이 지적하지만, 일베는 놀이에서 혐오로 변한 것이 아니라 혐오에서 그 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일베식 "표현의 자유"라는 것도 그 혐오를 제약 없이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문제는 혐오를 방치하는 한국의 제도정치와 그에 동조하는 언론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이다. 이 간단한 문제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곳이 한국이다. 마녀사냥의 광기를 잠재운 것은 개인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사법제도였다. 책임 없는 자유는 문명이 아니고 야만이다.
남초 커뮤니티의 '고양이 혐오'는 여성혐오를 하다가 굴절된 '인위적 혐오'라고 생각함. 새 좋아한다는 유튜버나 고양이 학살하다 잡히는 청년남자들은 그 결과물이고. 미워하기로 작정한 다음 미워하는 사람들이 저렇게도 쏟아지는 거 이제는 이상하지도 않은 시대가 됨. 올공폭도들도 그렇고.
편견이라고 해도 좋은데 남자들은 뭘 보호하고 아끼고 그런 컨텐츠로 모이지 않음. 이준석 풍의 논리 모살(謀殺) 과정에 불과함. 죽이는 것이 핵심이고 그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을 논리로 갖고 오지만 정작 자기는 그 무엇도 상관 없음. 그 반대를 지지하는 것도 아님. 모살을 위한 이이제이에 불과함.
다들 알면서 뭘 그러시나. 저 컨텐츠가 단순히 새 보호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모을 수 있는 구조인가? 저 컨텐츠가 먹히는 것은 잔인한 남자 구독자들에게 "고양이를 죽인다."는 희열에 기반해서 그 배후에 있는 대체로 여성으로 표현되는 캣맘에 대한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기쁨에서 운영되는 거잖아.
인문학만큼 권력과 자본에 잠식된 학문이 없으니까.. 특히 한국에서 서로 부둥부둥해주는 인문학 학계는 현실을 설명하지도 못하고 미래에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며 이론을 실천하지도 못함. 나도 인문학계열이다만 인문학은 본분을 망각하고 우리 사회의 퇴조를 이끌며 스스로를 몰락으로 몰아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