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퀴하고도 오래 묵은 먼지의 냄새가 나는 어두운 지하 공간이었다. 이제 막 디딘 곳에 임대하기도 어려웠다. 보증금조차 제대로 치르기 힘들었고 그때 처음으로 제 조부모님을 찾아가 얻어낸 보증금과 조금의 용돈을 들고 향한 그곳은 여름 장대비가 쏟아지면 벽을 타고 흐르는 습기로 저절로 코를 찡긋거리게 되고 청각으로는 천장을 때리는 빗소리가 그대로 안으로 울려 퍼지며 펍에 깔린 아티스트 모를 팝송이 제멋대로 어울리는 불협화음의 오래된 건물이었다.
혼자서도 몸은 지탱할 수 있어서요. (단호했으려나. 그렇지도 않은 게 말투에서 높낮이가 없으니 간혹 오해하기 쉽다는 말을 들어오던 자신이었다. 창밖으로 우악스러운 비가 내리면 왼쪽 발목을 문지르고 털썩 바닥에 앉아 가만히 비가 내리는 모습을 들여다본다. 그러다 이제는 실금과 같이 흰 줄이 남은 발목을 문지르고 도로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고 주변을 돌아보고 눈이 마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