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바람조차 끈적거리고 후덥지근하다. 숨을 온전히 한 번 내쉬는 것조차 버거우니 헐떡이듯 몇 번이고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겨우 폐가 연명하고 살아있다는 것을 알린다. 널린 개인의 공간 속 공기마저 짓눌러 죽이려는 것처럼 입안은 건조하니 텁텁하고 거칠다. 들리지 않는 적막도 내 신경을 긁지 못해 안달이 난 것 같다.
퀴퀴하고도 오래 묵은 먼지의 냄새가 나는 어두운 지하 공간이었다. 이제 막 디딘 곳에 임대하기도 어려웠다. 보증금조차 제대로 치르기 힘들었고 그때 처음으로 제 조부모님을 찾아가 얻어낸 보증금과 조금의 용돈을 들고 향한 그곳은 여름 장대비가 쏟아지면 벽을 타고 흐르는 습기로 저절로 코를 찡긋거리게 되고 청각으로는 천장을 때리는 빗소리가 그대로 안으로 울려 퍼지며 펍에 깔린 아티스트 모를 팝송이 제멋대로 어울리는 불협화음의 오래된 건물이었다.
혼자서도 몸은 지탱할 수 있어서요. (단호했으려나. 그렇지도 않은 게 말투에서 높낮이가 없으니 간혹 오해하기 쉽다는 말을 들어오던 자신이었다. 창밖으로 우악스러운 비가 내리면 왼쪽 발목을 문지르고 털썩 바닥에 앉아 가만히 비가 내리는 모습을 들여다본다. 그러다 이제는 실금과 같이 흰 줄이 남은 발목을 문지르고 도로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고 주변을 돌아보고 눈이 마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