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귀가하는 길.
만석, 두어 명이 손잡이를 잡고 폰을 보고 있었다.
정류장에 다다랐다. 내리는 사람 없이 할머니가 타셨다. 앞좌석과 뒷좌석을 두리번거리는 눈길에 난 바로 일어서 자리를 권유해드렸다.
할머니께서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이라 하셨다.
자랑 맞다 😂
하지.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날.
오늘이 지나고나면 어두워질 일만 남았다.
나는 어두움 속에서 잔뜩 웅그린 채, 다시 밝아질 날을 기다릴 것이다.
아무리 행복해도 어둠이 온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절망인 삶이어도 결국 밝음이 온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절기에서 인생을 배운다.
날카롭고, 예민한, 전형적인 '샤프한 이미지' 를 가진 사람이었다.
접점도 크게 없고, 회의할 때나 마주쳤었는데도 그 인상과 분위기가 어렴풋 기억날 정도니.
최근에 결혼을 했는데, 얼굴 자체가 달라졌더라. 전반적으로 '웃상'이 되었달까. 손호영 같은.
옆에 있는 사람의 중요성이란...
매일이 술이다. 주 6일이 술이다.
나름 룰이랍시고 소주 한 병, 그 이상도 이하도 도전하지 않지만.. 매일같이 마신다는 자체가 이미 병들었다는 증거겠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은데, 막상 끊으면 마음이 허전할까봐. 못 견딜까봐. 그게 무섭다. 어쩌면 허전하다는 말조차도 핑계겠지.
종종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지하 단칸방 산다, 냄새난다며 놀림 받던 초등 시절을 거쳐.
찐따, 친구도 없고, 선생님들만 널 좋아한다며, 급식 먹고 남은 짬은 내게로 쏟아붓던 그 때.
아무런 연유도 없이 그 때가 종종 생각난다.
그들은 장난이라 얼버무리겠지. 허나 내겐 뼛속 깊이 새겨진 악몽들.
4월 16일, 10월 29일, 12월 29일..
달력을 볼 때마다 흠칫 하게 되는 날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무리 애쓴다 한들, 그런 날들이 더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내가 그 날에 갇힐 수도 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
기억은 힘이 세다, 는 말을 되새기며..
삶과 죽음은 한 끗 차이라는 말을 믿는다.
허나, 머리로만 알 뿐 마음으로는 영영 이해하지 못할 터.
때로는 세상이 얄궂다.
인간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규율이 있겠지. 당신들만의 법칙이 있겠지.
한 통의 부고 문자를 받았다.
이생의 고통은 벗고, 내생의 행복을 짊어지길 바라본다.
1년 중 가장 우울한 날.
내 가치를 증명하지 못해서, 태어날 자격이 있었나 싶어서, 이때까지 왜 꾸역꾸역 살아냈나 싶어서.
그래서 제일 아프고, 힘들고, 서럽고, 슬프고, 화나고, 무기력한 날.
오지 마라 그렇게 기도해도 일 년에 한 번은 오더라. 이치가 그렇더라.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퇴근은 24시지만, 일은 23시 무렵에 마무리된다. 남은 1시간은 최종 점검을 하고, 뒷정리를 하는 데 쓴다.
이런 암묵적인 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 꼭 23시 55분에 일거리를 주는 담당자의 마음은 뭘까?
단체 퇴근이기에, 괜히 눈치만 보이고.
그렇다, 오늘은 내가 그 '눈치' 보일 사람이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