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1hilatio 이사님께서 제게 이리 관심이 많으신 줄 몰랐습니다. 오히려 전장에 떨어진 채 대치 중인 상태라 생각했는데. (나서서 상사의 속을 긁는 건 비효율적이지. 그게 청 이사라면 특히나. 대답 대신 고개가 끄덕여진다. 일렁이는 차 위로 비치는 흔들림 없는 동공.) 당장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하나입니다.
@ann1hilatio 근데 고작 저 하나 줄에 매달자고 이리 시간을 쏟으십니까? 호 이사의 꼬리가 보이지 않아 조급하신 건지. 아니면 제가 알아차리지 못한 저의가 있는 건지. 감히 이사님 사정 넘보는 건 아닙니다. 석 과장님이 아닌 저를 지명하신 데에는 당연한 무게가 있을 것 같아서.
@ann1hilatio (가라앉은 눈동자가 목전에 있는 상사를 응시한다. 찰나의 정적. 사이로 오가는 숨이 무겁다.) 포인트만 안 털리면 소원권 타서 나가는 게 우선이죠. 어깨만 무거운 꼴은 비효율적이니까. 권력에 뇌 절여져 발목 꺾이는 줄도 모른 채 고고히 앉은 꼴도 바란 적 없고. 물론 기꺼운 눈빛은 과분하지만.
@ann1hilatio (찻잔에 입술 살짝 적신 뒤 내려놓았다. 달갑지 않은 상사에 대한 호의나 예의. 이어진 저의 없는 본론이 머리를 쿡 찌른다.)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 못한 것들이 멍청하다고 생각할 뿐이지만. 이사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저는 A조 소속입니다. 호 이사 전에 석 과장님이 계시죠.
@Ha0plz 내뱉으면 골이 안 울려? 아니면, 대가 없는 약이 떨어지기라도 하나? 목적 없는 약점은 급소가 돼. 그리고 그건 치명적이지. 맞댄 벽안이 형형하게 일어도 입 안 털어. 그러니 기껍게 손톱 숨길 때 걸음 무르지. 연초 냄새 절여진 애틋함이 과하게 가까워, 지금.
@Ha0plz 통수 노리는 게 업인 새끼들 앞에서 골골댈 정도로 멍청하지 않아. 게다가 육안에 걸릴 골앓이면 이딴 회사에 명줄 담보라 걸었겠어? 삶에 미련 달고 다녔으니 아둔에 지는 건 숙명이야. 그러니 답지 않은 궁상 무시해. 지겹게 봤으니 알잖아. 비효율적인 것들은 쓸모가 없어. 그게 뭐든, 또 누구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