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박수라도 쳐 주고 싶다.
기적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모양이다. 대한민국 여론조사 시장에 중력을 거스르는 기괴한 초자연적 현상이 관측되었다. 4개 기관이 합작한 전국지표조사에서 이재명의 국정 긍정 평가가 무려 50퍼센트를 기록했다는 낭보다.
지금 이 나라가 처한 꼬라지를 복기해 보자. 물가와 금리가 치솟는데 동학유족에게 연금을 주겠다는 소식과 제주도 실종 사건을 멋대로 덮어버린 경찰의 붕괴된 치안망 사이로 억울한 사체들이 방치되고, 다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상식적인 정권이라면 단 하나만 터져도 탄핵을 입에 올릴 끔찍한 악재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런데 지지율이 올랐단다. 참으로 용감하지 않은가. 민심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는데도, 호재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데, 부끄러움 한 점 없이 50퍼센트라는 거룩한 숫자를 도마 위에 올려놓은 그 뻔뻔한 용기에 기립박수라도 쳐주고 싶을 지경이다.
마술의 트릭은 허접하기 짝이 없다. 당장 타 여론조사 지표들을 보면 30퍼센트대 중후반에서 허덕이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아무리 조사 방식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다른 조사와 10퍼센트포인트 이상 널뛰기하는 이 숫자를 정상적인 통계라 부를 수는 없다. 그저 권력자가 듣고 싶어 하는 숫자를 정성껏 추출해 바친 여론 마사지이자, 이 숫자를 믿으라고 강요하는 대국민 가스라이팅일 뿐이다.
거리에선 인플레이션에 짓눌린 서민들의 비명이 들리고 사법 시스템은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숫자를 주무르는 자들은 50퍼센트라는 환각제를 처방하며 권력의 안위를 찬양하고 있다. 북한식 100퍼센트 찬성 투표가 남한 땅에서 얼마나 뻔뻔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복제되고 있는지 똑똑히 목도하는 기분이다. 참으로 징그럽고 기괴한 평행우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