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주차장 입구 앞에 서 있는데 처음 보는 강아지가 슬쩍 다가오더니 내 발목 근처를 킁킁 냄새 한번 맡아보고 까실까실한 등허리로 스윽 스치기도 하다가 마지막엔 낼름 핥았다. 그러는 내내 나는 이 강아지에게 무해한 존재임을 온몸으로 어필하기 위해 우뚝 서서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울부짖었다
초록을 눈에 담고 마음 다스리기.
반년은 족히 얼얼할 정도로 내 뒤통수를 후려갈겨 놓고 뻔뻔하게 고개 들고 다니던 후배 소식을 오랜만에 전해 듣고 나니 사람인지라 울컥했으나— 또 역시 사람인지라 잊으려고 애써본다. 잊자 잊어. 하루의 끝에 편하게 다리 뻗고 자는 사람이 이기는 거랬어.
여자 팬덤의 응원은 기대하는 주제에 여자 참가는 받지 않는다는 행태가 같잖아서 보지 않던 슈퍼밴드. 굴하지 않은 여성 동지들의 항의 끝에 여성 참가가 가능해져서 저번주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멋있는 여성 뮤지션들이 이렇게 많구나. 이번 슈퍼밴드 이분들이 다 살리는데. 🤏같잖은 놈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적으로 공분할 일이 있으면 소셜미디어에 적극적으로 글도 남기고 청원 독려 글도 올리고 했었는데— 이젠 분노할 일이 너무 많아 외려 조용하게 혼자 삼키게 되는 것 같다. 나조차 괴로워 그냥 눈 돌리고 싶은 일들 투성인데, 다른 이들도 다 알면서 혼자 견디는 거겠지 싶고.
PT는 몇번이고 실패하던 내가 왜 1:1 필라는 이렇게나 재밌어하는가 고민해보니— 신경 써야하는 시선이 하나 뿐인데다 마스크까지 쓰고 있어 표정도 자유로워서 그런 것 같다는 결론. 내 의지로 통제되지 않는 것들을 아직도 전부 내려놓지 못했다는 자괴감 + 그러거나 말거나 필라 재밌어서 신남ㅋ
클럽하우스가 사기꾼에게 적합한 플랫폼이라는게 이런건가.. 전문가 타이틀 달고 있는 어떤 분이 강연 하듯이 뭔가 열심히 말을 하는데 전문가가 아닌 내가 듣기에도 분명히 틀린 정보들임. 근데 다른 스피커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며 경청중.
클럽하우스에 이런식으로 현타가 오게될줄은 몰랐는데..🙃
경험해보지 않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일을, 용감무쌍무식하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을 보며— 이해시킬 수 없으니 이길 자신이 없다, 이만 포기하자, 했다가도. 같은 배를 탄 죄로 어떻게든 다시 헛된 시도를 해본다. 하지만 오늘도 실패다. 나도 망할 거 같다. 어쩌지.
주인이 아닌데 주인 의식을 가지라는 류의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회사 존폐의 위기 앞에 네 생업이 경각에 달렸으니 네 살길을 위해서라도 방법을 찾으라는 얘기잖아. 척이라도 하라고. 놀고 있지 않다, 이 힘든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고 있지 않다-는 척이라도 좀 해. 대체 어쩌려고 그래??
나도 참 나야. 걍 무책임하게 다 잘 될 거다,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말아라,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니까 좀 쉬어가도 된다— 대충 지껄여주다 모조리 다 잘려나가면 그 때 가서 어깨 몇번 두드려주고 술이나 한 잔 사주면 귀에 단 얘기만 해주는 마음씨 좋은 선배 되면 되는 건데. 뭐하러 열내냐 맨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