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명령에 침묵하고 불의를 행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줄은 알지만 차마 거역할 수 없어서 괴롭다"가 노희경이 말하는 인간성이라면 참담해질 밖에. 위에 말한 남궁곤도 그 정도 사정과 양심은 있었을 걸. 그런데 그 분 결국 어디로 갔죠? 지금 세 평 방에서 먹고 주무시고 하시겠죠.
그 인간의 나약함을 들여봤어야 했다.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을 논했듯. "명령앞에 무비판해지는 인간"을 반성할 수는 있어도 "명령 앞에 싫어도 해야하는 나"를 동정해 줄 가치는 없지 않은가. 그런 침묵이 모여 지금의 괴물같은 사회를 만들었는데?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않는데?
노희경 그래서 나는 당신의 이번 작품이 역겹다. 당신의 작품을 참 좋아했는데. 당신의 작품은 늘 인간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음을 견지했기에. 그러나 이번에 우리의 이야기를 꼭 경찰의 입장에서 하고 싶었다면, 제 또래의 아이들을 명령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간단히 폭압할 수 있는 그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