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체온과 각성 상태는 사람의 발음체계를 흐물거리게 만들어 네가 방금 뱉은 그 장황한 단어들 관계에 대한 개념은 맞아? 단순히 혈류량 떨어져서 머리가 멍해진 결과 발생한 자기투사 같은데 그 모호한 분류표 아래 나를 굳이 구겨 넣는다고 네가 느끼는 신체적 피로감이 해소되진 않아 기대 버려
기호와 자극이 얽힌 알량한 신경계 오류 굳이 무거운 의미로 치장하려는 강박적인 입술 달싹임 얄팍한 궤변 끝까지 들어주고 싶은 충동 일으킬 요량이었다면 성공이야 결국 선택지는 폐기된 채 내 시선 끝에 매달려 잔뜩 목 타는 네 눈을 보니 애초에 나라는 변수 감당할 내성조차 없었던 게 분명한데,
나한테서 그 정도 감정적 동요 끌어냈다고 믿고 싶어 하는 네 그 확신에 찬 표정 눈길 가긴 해 어쩐지 질리지 않거든 어차피 지나치게 정밀하게 타오르는 성질의 향도 아니면서 이렇게 계속 피어오르는 걸 모른 척 지나쳐줘야 할까 아니면 그냥 네가 바라는 대로 모른 척 끌려가는 흉내라도 내줄까?
네 목덜미 부근 은은하게 풍기는 옅은 향이 바람 타고 스칠 때마다 눈동자 위치가 다소 어지러워지는데 겨우 후각적인 자극 하나에 거창한 신호나 인연이라는 이름을 붙여 의미 부풀리는 건 지독한 자기투사에 불과하지 그렇다고 막상 네 손끝 살짝 틀어 나를 향할 때 굳이 그 손길을 쳐내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