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K-pop 산업은 소프트파워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봄
여기까지 오게 된 데에는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K-pop의 세계화를 위해 외국인 멤버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다는 느낌
원래라면
한국에서 만들어진 음악 → 외국인 멤버의 참여 → 한국 문화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관심 증가
라는 구조를 통해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재의 K-pop은 점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익 극대화 → 국적별 팬덤 형성 → 자국 출신 멤버에 대한 강한 감정이입 → 국가 간 경쟁 구도 형성 →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반감으로 전이되는 구조가 형성됨
해외 팬덤(특히 개발도상국 출신)에서는 자국 출신 멤버를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 그 멤버에게 자신의 민족적 정체성을 투영하는 모습을 보임 이들에게는 자국 출신 멤버가 한국인 멤버를 제치고 한국 대중에게 인정받거나 한국인 멤버보다 더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것은 단순한 아이돌의 성공을 넘어 자국의 위상이 한국보다 높아지는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함
그렇다 보니 한국인 멤버는 같은 그룹의 동료라기보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자국 출신 멤버가 넘어야 할 경쟁자로 인식되고 한국 대중이 자국 출신 멤버를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형성될 경우 그 불만이 한국이라는 국가 전체에 대한 반감으로 확대되기도 함
이러한 현상은 한국 여성에 대한 혐오로 나타나는 경우가 두드러진다고 생각함
해외 kpop 여성 팬덤에서는 아이돌과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감정적으로 투영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남
한국 남성 아이돌의 경우에는 이성적인 호감의 대상이기 때문에 자국 출신 남성 아이돌과 반드시 경쟁 관계로 인식하지 않고 함께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여성 아이돌은 동경의 대상이자 자아를 투영하는 대상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한국 여성 아이돌이나 나아가 일반적인 한국 여성까지 자신이 넘어서야 할 경쟁 집단으로 인식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결국 아이돌을 둘러싼 이러한 경쟁적이고 민족주의적인 감정이 현실의 한국 여성에 대한 인식으로까지 확장되면서, “우리나라 여성은 한국 여성보다 예쁘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기회만 생기면 한국 여성보다 더 인정받을 수 있다” 와 같은 비교와 혐오가 kpop 해외팬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생산되는거임
이렇게 되면 K-pop을 통해 해외에 전달되는 한국의 이미지는 더 이상 음악과 문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호감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음
오히려 자국 출신 아이돌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과 팬덤 갈등이 한국에 대한 반감으로 전환되는 역설적인 구조가 만들어지게 됨
엔터 회사들이 이러한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대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지만 모로 가든 도로 가든 돈만 벌면 끝인 분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