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FED) 안에 안희주(Hie Joo Ahn)라는 한국인 경제학자가 있습니다.
“고용과 물가는 멀어진 게 아니라,
우리가 잘못 재고 있었다.”
그녀가 평생 붙든 한 문장입니다.
제가 쓴 아티클 중 가장 공들인 아티클입니다.
오래 남기고 싶습니다.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커피 한 잔 값의 복지
정부가 도수치료에 빗장을 걸었다.
‘관리급여’라는 그럴듯한 이름표를 달고서.
건강보험이 5%를 내주겠단다. 고작 2천 원.
그 대가로 10만 원짜리 치료의 값을
4만 원으로 깎을 권한을 가져갔다.
현장의 속사정은 이렇다.
물리치료 급여수가는
이미 원가보전율 70%에도 못 미친다.
치료사 인건비와 운영비를 대면 적자다.
그 적자를 메워온 것이 도수치료 같은 비급여였다.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개원가에겐
적자 구조 속 유일한 산소호흡기였던 셈이다.
그 호흡기를 국가가 뽑겠다고 한다.
2천 원을 쥐어주면서….
호흡기가 빠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물리치료실이 문을 닫는다.
물리치료사라는 직종이 위태로워진다.
정형외과 대기실에서 관절약 타먹고 물리치료 받으며 3~4일치 기운을 얻어 다시 일터로 향하던 어르신들.그 소박한 복지의 생태계가 무너진다.
만성 뇌졸중 환자와 말초신경손상 환자의
재활 통로가 막힌다.
초기 보존적 치료의 문턱이 높아지면,
환자는 결국 고위험·고비용의 수술대 위로 내몰린다.
이 정책의 진짜 수혜자가 누구인지 물어야 한다.
실손보험금의 22%를 정형외과가 차지하고,
그중 비급여가 70%다.
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춰줄 가장 확실한 칼날이
바로 도수치료였다.
건강보험 재정은 2천 원만 내고,
보험사는 수조 원의 지급을 아끼고,
그 사이에서 의료기관과 환자가 함께 쓰러진다.
2천 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편의점 커피 한 잔이다.
국가가 커피 한 잔 값으로 한 직종의 생존권과
수백만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통째로 사들이려 한다.
이것을 복지라 부르기엔, 찬바람이 너무 맵다.
이름
병원에서 환자를 처음 만나면 이름을 묻는다.
이름을 알아야 차트를 만들고,
차트가 있어야 치료가 시작된다.
이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8년간 암호화폐는 이름이 없었다.
비트코인이 화폐인지 상품인지,
이더리움이 증권인지 아닌지…
.의사가 환자의 병명을 모른 채
수술실에 들어간 꼴이었다.
SEC는 일단 칼부터 들었었다.
소송이 진단서를 대신했다.
3월 17일, SEC가 마침내 이름을 불렀다.
다섯 가지.
상품, 수집품, 도구, 스테이블코인, 증권.
출석부가 만들어진 것이다.
흥미로운 건 이 출석부의 철학이다.
SEC는 토큰 자체를 보지 않겠다고 했다.
토큰을 둘러싼 약속을 보겠다고 했다.
같은 알약이라도
“감기약입니다”와 “만병통치약입니다”는
전혀 다른 법적 결과를 낳듯이,
코인 한 개가 아니라 그것을 팔며
내뱉은 말 한마디가 증권을 만든다.
진료실에서 긴 세월 앉아 배운 것이 하나 있다.
병은 장기에 있지 않고 맥락에 있다.
같은 두통이 커피를 끊으면 낫기도 하고,
MRI를 찍어야 하기도 한다.
증상이 아니라 맥락이 진단을 결정한다.
SEC가 드디어 같은 걸 깨달은 모양이다.
8년이 걸렸지만.…
어제 김성훈 변호사로부터 반가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무료로 법률 상담과 심리 상담을 하는 민트버스가 4월엔 강릉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 카페를 상담 공간으로 쓸 수 있는지 여쭤보셨어요. 기쁩니다. 많은 분들이 답답한 마음 풀러 오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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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한 뿌리
진료실에서 만난 노인이 품에서 홍삼 한 갑을 꺼내 보였다.
“이거 먹으면 정말 좋아질까요?”
홍삼은 우리에게 묘한 존재다.
붉은빛 뿌리 속에 담긴 40여 종의 진세노사이드가 피로를 줄이고 면역을 높인다는 연구들이 있다.
실제로 최근 메타분석에서 피로 점수가 0.34 정도 개선되었다. 통계적으로는 ‘유의한’ 수치다.
하지만 0.34라는 숫자가 새벽 기도를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의 평온한 얼굴보다 나을까.
면역력도 그렇다.
T세포가 늘고 감기가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지만,
홍삼을 먹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닐까. 혈압은 3mmHg 정도 낮아진다. 산책 한 번이 주는 효과와 비슷하다.
의학은 정직하다.
홍삼의 효과는 있다. 다만 작고 조심스럽다.
한국 식약처는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완곡한 표현을 쓴다. 미국 FDA는 더 엄격하다. 유럽은 아예 인정하지 않는다.
과학이 말하는 진실과 우리가 바라는 기적 사이의 간극이 이렇게 크다.
그런데 나는 종종 생각한다.
홍삼을 달이며 가족의 건강을 빌던 어머니들의 마음을. 쓴맛 속에서도 희망을 찾던 아버지들의 간절함을. 그 정성과 믿음이 주는 위안이 어쩌면 진세노사이드보다 더 큰 약이 아니었을까.
노인에게 말했다.
“조금은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매일 걷고, 잘 먹고, 잘 웃는 거예요.”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홍삼을 다시 품에 넣었다.
약장 속 홍삼 한 갑이 놓여 있다.
나도 가끔 한 조각 입에 문다.
효과를 믿어서가 아니라, 그 쓴맛이 일깨우는 삶의 진실 때문이다.
건강은 한 알의 약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에서 온다는 것을.
<민주주의 붕괴, 어디까지 가나>
한국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허물어지려나. 피고인 대통령을 무죄로 만들려고 법치주의를 짓밟는 일은 이미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공직사회를 휘젓는 일이 보태졌다. 자기네 사람들을 요직에 앉히고, 공무원들을 줄세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정부는 공무원 75만 명의 휴대전화와 개인용 컴퓨터(PC)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필요하면 포렌식도 한다. 윤석열 비상계엄에 동조한 공무원을 징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걸 위해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를 만들었다.
비상계엄은 심판받아 마땅하다. 게다가 공무원은 '특별권력관계'라는 신분상 특수성 때문에 법치주의 원칙이 일부 제한된다. 그러나 특별권력관계도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의 본질을 침해할 수는 없다. 그것을 이 정권은 개의치 않는다.
공무원 휴대전화와 PC 사찰은 헌법위반 소지가 크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한 헌법 17조에 어긋난다. 행안부 장관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휴대전화를 조사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동의하지 않으면 의심받을 게 뻔한데, 동의하지 않을 수 있을까. '헌법존중TF'가 헌법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
한국은 전체주의로 질주하는가. 전체주의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이 없어지는 것이 전체주의다. 나치 등 전체주의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한나 아렌트의 분석이다. 공무원 휴대전화와 PC 조사에 전체주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집권세력은 검사들도 굴종분자들로 만들려 한다. 대장동 항소포기를 비판한 검사들을 '항명'으로 단죄해 파면까지 하겠다고 한다. 그 누구도 항소포기를 '명령'하지 않았다는데, '항명'을 처벌하겠다니 기괴하다. '명령'은 없는데, '항명'은 있는가.
법무부 장관은 "검사 신분보장이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민주국가는 검사들이 외압에 굴복하지 말고 법과 양심에 따라서만 일하도록 그 신분을 보장한다. 그게 의문이라면, 검사들이 외압에 굴복하게 만들겠다는 뜻이 아닌가. 우리 민주주의는 얼마나 더 망가져야 하는가.
<신경민의 더 멘트>
신경민 전 국회의원의 유튜브 '신경민의 더 멘트'가 세상에 나왔다. 처음부터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도 그의 설명에 믿음이 간다. 시청하고 나면 기분이 개운해진다.
유튜브 곳곳에서 그의 경륜과 품성이 드러난다. 그는 mbc에서 기자, 국제부장, 보도국장대행, 뉴스데스크 앵커, 워싱턴특파원으로 활동했다. 그 후로 대학교수를 거쳐 국회의원으로 8년 동안 일했다.
'신경민의 더 멘트'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내가 이렇게 좋아하고 기대하는 이유는 많다.
첫째, 그는 공정하고 정확하다. 마치 교과서적 기자 같다. 그의 유튜브는 특히 뉴스앵커 시절을 생각하게 한다. 그 시절 그의 마지막 멘트는 신선하고 맛깔스러워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
둘째, 그는 현안을 잘 안다. 특히 정치, 외교안보, 검찰, 법원이 기자시절부터 그의 전공이었다. 공교롭게도 지금 한국의 현안이 몰려 있는 분야다. 그는 기자로서 그 분야를 담당했고, 국회의원 시절에는 통일외교 분야에서 일했다.
셋째, 그의 발음이 귀에 잘 들어 온다. 그는 '걸어 다니는 표준말'이다. 학생시절부터 그랬고, 방송기자와 앵커로서 최고의 훈련을 받았다.
넷째, 그는 점잖다. 거친 말을 서슴지 않는 요즘 유튜브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는 태생적 신사다. 그는 국내 최고의 고품격 뉴스해설을 들려 준다.
https://t.co/iPZh2IROeL
<정상외교가 너무 거칠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두 차례 있었다. 8월25일과 10월29일이다. 두 차례 모두 큰 흠결을 남겼다. 정상외교가 너무 거칠다.
첫째, 회담결과를 문서로 내놓지 못했다. 합의문도, 발표문도, 공동 기자회견도 없었다. 관세협상은 문서로 매듭지어야 한다. 8월의 "합의문이 필요없을 만큼 얘기가 잘 됐다"는 한국측 발표는 거짓이었다. EU, 일본,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합의문서로 끝낸 것은 회담이 잘못됐기 때문이겠나. 10월29일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지만, 합의문서가 나오려면 협상이 더 필요하다.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둘째, 양측 발표가 계속 달랐다. 8월 회담에서는 한국의 대미투자에 대한 발표가 어긋났다. 한국은 투자액 3,500억 달러 가운데 현금투자가 "5% 미만"이라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액 선불"이라고 했다. 그것이 10월 협상에서 "2,000억 달러"로 낙착됐다. 어느쪽이 진실에 가까웠는가.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 3,500억 달러와 별도로 한국 기업들의 6,000억 달러를 포함, 모두 9,500억달러가 투자된다고 했다. 반도체에 대해서도 한국은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미국은 "협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농산물 추가개방에 대해서는 8월에도, 10월에도 양국 발표가 정반대다. 이래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생길 수 없다.
셋째, 선물이 뒤탈을 낳았다. 8월에는 한국 비서실장이 트럼프 사인을 받은 MAGA 모자를 자랑해 구설에 올랐다. 10월에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관을 선물했으나, 미국 내 방송에서 조롱받고 있다. 한국측은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No Kings’ 시위가 벌어지는 것을 감안하지 않았다. 선물은 상대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섬세한 배려가 묻어나야 좋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여성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에게 화장품과 김을 선물한 것도 부적절했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였겠는가.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시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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