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동료, 친구, 가족, 심지어는 지나가다 만난 애새끼까지도 모조리 이해를 구한다. 이해를 발음하는 인간의 입가는 생리적인 이유로 누그러졌지만 나는 도무지 누그러지지 않았다. 멋쩍게 벌어진 잇새로 뱉은 숨에 닿기 싫었다. 닿으면 해독이 불가한 독에 중독돼 무뎌질 것 같았다.
어떤 관계를 시작하기 전 밝혀야 하는 것이 늘었다 상대는 굳이 유병자와 함께할 필요가 없으므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신경 쓰고 내가 걸린 제약에 같이 휘둘릴 이유가 없다 굳이 나를 택하지 않는다면 몰라도 되는 것들이니 선택지를 주는 거다 늦지 않았으니 돌아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