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 정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퍼센트로 전격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은 두 달 연속 인상이라는 벼락같은 조치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지극히 명확하다.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와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은행권 대출 연체율 등 경제의 기초 체력이 무너지는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시중의 피를 말려서라도 돈줄을 죄어 물가 상승의 불길을 끄겠다는 통화 당국의 절박한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같은 하늘 아래서 국가 경제의 운전대를 쥔 재정 당국의 행태를 보면, 이 나라의 경제 시스템이 과연 정상적인 지능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서늘한 의문이 든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을 잡기 위해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고 있는데,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가속 페달을 부서져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형적인 엇박자의 실체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도 초과 세수가 100조 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방패 삼아, 사상 초유의 800조 원대 초대형 확장 예산 편성을 기정사실로 했다. 나아가 그 막대한 잉여 자금을 나라빚을 갚는 데 쓰지 않고 이른바 미래대응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끌어모아 정부 주도의 맹목적인 돈 풀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물가를 잡으려 금리를 올리는데, 정부는 초과 세수가 생겼으니 재정을 적극적으로 풀겠다는 것이다.
일상의 언어로 번역하자면 이것은 카페에 가서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거나, 손으로 직접 뽑은 기계냉면을 달라고 주문하는 것과 같다. 형용모순이자 어불성설이다. 시중의 돈을 흡수하는 긴축 통화정책과 시중에 돈을 쏟아붓는 확장 재정정책을 동시에 가동하여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은, 거시경제학의 기초를 유린하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동시에 밟으면 차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엔진이 타버린다.
저들이 국회에서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적극 재정과 신축적 운영이라는 단어는 경제의 본질로 치환하면 결국 무지성 현금 살포다. 가장 기만적인 단어는 미래대응기금이다. 야당이 정확히 짚었듯 이것은 미래를 대비하는 국가적 저축이 아니다. 국회의 정상적인 예산 통제를 우회하여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선심성으로 마음대로 꺼내 쓰기 위해 조성한 200조 원짜리 이재명 쌈짓돈이자 농담같이 들리는 동학 유족 연금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이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모순된 정책 조합의 청구서를 감당하는 것은 결국 선량하고 평범한 시민들이다. 정부가 돈을 너무 많이 풀어 인플레이션과 환율에 악영향을 끼쳤는데, 그 책임은 가계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상승하며 한계 상황에 직면한 취약 차주와 소상공인들이 지게 된 것이다.
이 고통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정부도 동참해 그 고통을 분담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또 800조 원의 예산을 살포해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으면, 돈의 가치는 다시 하락하고 통화 당국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더 가혹하게 올려야만 하고 결국 가계와 자영업자의 고통은 무의미 해지는 것은 자명하다. 중앙은행이 국민에게 뼈를 깎는 고통을 강요하며 간신히 짜낸 긴축의 효과를, 권력을 쥔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치적과 선거용 쌈짓돈을 위해 단숨에 증발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에 예상치 못한 막대한 세수가 걷혔다면, 폭증한 국가의 빚을 갚아 재정 건전성을 다지거나 고물가와 고금리로 신음하는 서민들의 세금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주는 것이 이성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저들은 잉여 세수를 부채 상환에 쓸 생각은 추호도 없이 오직 자신들의 입맛대로 돈을 흩뿌릴 궁리만 하며 이를 민생 회복이라는 오염된 언어로 포장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폭발을 막기 위해 쏘아 올린 3퍼센트 금리 인상이라는 절박한 경고음과 브레이크 파열음을 내며 폭주하는 800조 원의 슈퍼 예산 열차 앞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팔아 표를 사겠다는 자들에게, 이 나라의 경제 운전석을 계속 맡겨두어도 되는지 말이다.
수사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데 써야 합니다. 정권의 입맛에 맞다고, 허무맹랑한 혐의에 수사권을 남용하고 수사력을 낭비해선 안됩니다.
오늘 제 나름대로라도 수사력 낭비를 줄이고자, 최대한 협조하고 최대한 빨리 조사받고 나왔습니다.
많이 걱정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