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왔는데 맛있는 거 먹여야지”
그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먹먹했음
생각해 보니까 새엄마는 15년 넘게 나를 우리 아들이라고 부르셨는데
나는 단 한 번도 그분을 엄마라고 불러드린 적이 없었음
그날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가려는데
새엄마가 반찬통을 잔뜩 챙겨주셨음
“이거 냉동실에 넣��두고 하나씩 꺼내 먹어”
“바쁘다고 라면만 먹지 말고”
평소 같았으면 알겠다고 하고 나왔을 텐데
그날은 이상하게 발걸음이 안 떨어졌음
신발을 신다가 새엄마를 돌아보고 말했음
“엄마”
새엄마가 대답을 안 하시더라
못 들으신 줄 알고 다시 불렀음
“엄마, 이제 그만 챙겨줘도 돼”
“나 돈도 벌고 밥도 잘 챙겨 먹어”
그러니까 새엄마가 나를 빤히 쳐다보시더니
“지금 나 부른 거야?”
하고 물으셨음
내가 웃으면서 그렇다고 하니까
갑자기 고개를 숙이시더라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음
“응, 우리 아들”
그날 처음으로 새엄마를 안아드렸음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빠한테 전화가 왔음
전화를 받자마자 아빠가 그러시더라
“너 오늘 엄마한테 엄마라고 불렀냐?”
그렇다고 하니까 한참 말씀이 없으셨음
그러더��� 울먹이면서 말씀하셨음
“너 가고 나서 엄마가 한참을 울더라”
“내가 왜 우냐고 물었더니 오늘 처음으로 아들한테 엄마 소리 들었다고”
“그 말 한마디 듣는 데 15년이나 걸렸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는데 나도 결국 눈물이 났음
아빠가 마지막으로 그러셨음
“네 엄마도 하늘에서 좋아하실 거야”
“너한테 좋은 엄마가 한 분 더 생긴 거니까”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차 안에 앉아 있었음
어릴 때는 새엄마를 엄마라고 부르면
돌아가신 친엄마를 잊어버리는 것 같아서 싫었음
그런데 이제는 알 것 같음
돌아가신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과
나를 15년 동안 키워주신 새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서로 다른 게 아니라는 걸
어제 새엄마한테 처음으로 먼저 전화를 걸었음
“엄마,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
그러니까 전화기 너머로 웃으시면서 말씀하시더��
“우리 아들 먹고 싶은 거 있어?”
15년 동안 나를 아들이라고 불러주신 분인데
나는 이제야 그분을 엄마라고 부르기 시작했음
앞으로는 그동안 못 불러드린 만큼 많이 불러드리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