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새없이 울리던 카톡 메세지들에서 그 당시를 함께 했던 사람들의 순수한 기쁨을 만났다. 노벨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을 제외하고도 멋진 작품들이지만 이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되겠지? 주말엔 작가님의 모든 작품을 꺼내놓고 다시 읽어봐야겠다. 오늘 밤 쉽사리 잠들긴 힘들 것 같군.
매년 10월 이즈음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추측하고 여러 버전의 수상작가 이벤트 페이지를 구성하고 대상 작가 약력을 정리하곤 했다. 발표 직전까지 뜨겁던 마음과 예상이 들어맞는 순간의 희열까지. 그 모든 순간이 엊그제같은데 한 걸음 물러난 지금 최고의 수상자 소식을 듣게 되는구나!
대학로 길바닥에 눈물을 뿌리며 학전을 떠났다. 아직은 이 공간과 이 작품들과의 이별이 실감나지 않았다. 멍하니 귀가하다 보니 서울역에서 1호선을 환승했다. 그제야 희한하게 이별이 실감났다. 이젠 1호선을 탈 때마다 학전이 사라졌음을 인정해야겠지. 아직은 참아야겠다. 이 이별을 실감할 때를.
모두의 염원을 담은 앵콜곡 '지하철을 타세요'와 함께 배우들이 객석 양옆을 가로지르며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무대를 빠져나갔다. 꿈같은 시간과 그만큼 더 실감나지 않는 150분은 그렇게 끝이 났다. 마지막 공연 준비 영상을 보고 나니 정말 끝이구나, 누가 탕탕탕 종말을 고하는 것 같았다.
정말 끝이구나 싶은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70여 명의 학전의 소중한 배우들이 무대를 꽉 채웠고 그들의 공식적인 마지막곡이자 모두가 외쳐부를 수 있는 '코랄'이 무대와 객석 뒷편까지 자리한 배우들의 합창곡으로 훌륭한 마무리를 해 줬다. 가사처럼 잠시 쉬었다 돌아올 그때를 기다려야겠지
다시 등장한 방은진 배우가 김민기 대표와 학전에 바치는 헌사와 같은 감사패를 증정하고 다시 마지막 지하철 1호선의 마지막 무대가 진행되었다. 시간은 지나고 있고 그걸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아직은 이 공간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자꾸만 올라왔다. 나도 이 학전의 조각인 것처럼
그리고 잔잔히 들리던 김민기 대표의 낮은 음성이 흘러나오자 다시금 눈물바다가 되었다. 봉우리라는 단어가 주는 쓸쓸함이 이렇게 컸던가. 771명의 배우와 연주자와 스텝들의 사진이 그렇게 무대를 스쳐갔다. 1991년부터 2024년까지 33년을 고목처럼 지켜온 거장의 퇴장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방진의배우를 비롯한 두 선녀의 노래를 시작으로 무대에서 오랜만에 만난 김학준배우, 안경 솔로곡인 '서울의 노래'로 무대에 선 정문성배우도 반가웠고 다섯 명의 레전드 '걸레'역 여배우들의 '넌 너무 예뻐' 합창에 절로 눈물이 났다. 센터에서 노래한 방은진배우의 눈때문에 더 그랬는지 모르겠다
1998년 11월 서울, 로 시작되는 자막이 나오자마자 객석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마치 돌림노래처럼 들렸다. 이 많은 사람들과 깊은 상실감을 공유한다는 사실이 더 슬프고 아팠고 귀했다. 이 작은 공간을 수많은 지하철 1호선 출신 배우들이 오가며 마지막이 될 노래들을 소중하게 불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