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여행 갔다가 돈가스집에 들어갔는데, 입구에서 기다리던 일본 여자가 휴대폰 화면을 보여줬어.
번역기에 “혹시 혼자 오셨어요? 같이 먹어주실 수 있어요?”라고 적혀 있더라.
솔직히 얼굴 보자마자 된다고 했어. 무슨 메뉴인지도 안 물어봤고. 여자가 벽에 붙은 사진을 가리키면서 뭔가 설명했는데, 나는 사진보다 여자 얼굴을 더 오래 봤지.
자리에 앉으니까 직원이 타이머를 가져왔어.
그때 물어봤어야 했어.
여자가 앞머리를 묶고 시계까지 벗는 걸 보면서도 그냥 밥 먹을 때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사람인가 보다 했어. 나도 괜히 소매를 걷었지.
그러고 나온 게 세숫대야만 한 접시에 담긴 돈가스였어. 돈가스 아래에 밥이 있고, 밥 옆에도 돈가스가 있었어.
아까 벽에 있던 사진을 다시 봤더니 두 사람이 제한 시간 안에 다 먹으면 무료라는 도전 메뉴였더라.
같이 오기로 한 친구가 갑자기 못 왔대. 그래서 대신 먹어줄 사람을 찾고 있었던 거야.
내가 잠깐 굳으니까 여자가 휴대폰으로 물었어.
“혹시 많이 못 드세요?”
거기서라도 솔직했어야 했는데, 이미 소매까지 걷어놓은 상태였어.
“아니요. 잘 먹어요.”
처음 오 분은 괜찮았어. 맛있기도 했고, 나름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열심히 먹었거든. 중간에 어디 사냐고 물으려고 번역기를 켰는데 여자가 내 휴대폰을 살짝 옆으로 밀더라.
“이따가 얘기해요.”
그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