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불어온 북풍. 한 곳에서 폭파하여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 독기.
상황이 진정된 것은 고작 이 각 후.
검은 독기가 비산하여 주변 눈을 물들였다. 남은 흔적이라고는 그 중심에서부터 다섯 장 내로 존재하는 것은 없었고, 그 범위 바깥에서 치명상을 입은 마교도들의 시신이 즐비했다.
그 것이 최선이라 믿으면서.
그 꼴을 가만 볼 이가 어디있겠나. 그의 사형제들 모두가 바라지 않았었을텐데.
이제 와 우습지만, 가문에서 내다 버리다 싶이 굴어댄 제 처지라면은. 당가도, 화산도 괜찮을 터였다.
제 반려야. 어차피 천계로 가 사형제들을 만날 것이니.
뒤만 돌아보지 않기를.
그가 겪어야 할 일을 저가 대신 하는 것 뿐이었다. 이르되 적강. 당신이라면 능히 버텨낼거라 계산한 이가 있었기에 부여된 사명이었겠으나. 그렇다고 그 통증까지 계산 범위에 넣지는 않는다는 것을 시리게 알고 있었다.
예전에나, 지금이나. 무던해진 그는 스스로를 내다 버리겠지.
고점을 잡아 아래로 매다 꽃듯이 활강하는 속도가 기함할 수준이었다. 언젠가, 화산을 내려오다가 무언가 깨달음을 얻었을 때 보다 더 빠른 속도. 그저 낯 위로 젖어들어간 감정은 서글픔. 그리고 상반되는 환희.
당신을 소모하는 세상을 위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 운명을 탈취하였고,
지독하게도 익숙한 전장의 기운, 기척. 어깨를 한 번 털어내며 기척을 죽였다. 그토록 원망한 마교. 천마.
마의 재림.
순식간에 주변의 생기가 사라져갔고, 그를 불러낸 마교도 조차도 그의 신경줄에는 인식되지 못 한 듯 휘말리는 모양새.
정말이고, 언젠가 몽중 보았던 풍경과 닮아 있었다.
하얀 무복과 장포. 거기에 머리칼까지 새하얗게 바랜 체 훌쩍 눈 덮인 길을 나서니 거리가 멀어지는 순간 순간마다 경계가 흐려지는 꼴이었다.
전언의 날짜. 그리고 빙해라는 지명. 누구라도 추론할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한 내용 따라 경공으로 바삐 움직이면 점차 공기 자체에 날이 실린 감각이었다.
(평온하기 있기 얼마간, 어린 거지가 발에 땀나게 뛰어와 소리를 치는 것이 들렸다. 마교가 출범했다는 소식. 어느날부턴가 이상해서 간 거지부터, 다른이들까지. 어떻게 이 어린 거지가 달려왔는진 알 수가 없었다. 자리서 일어나, 제 짐이라곤 몇안되는 것들을 거지가 말한 곳으로 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