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건너편에 까만 티 입은 뒷모습이 그게 너무 금성제 같아서
아닌 거 알면서도
홀린 듯이 빨간불 차도로 걸어감
그대로 끼익 소리 나고 아스팔트에 처박히는데 시야 까맣게 점멸하는 와중에
기어코 그 사람 얼굴 확인하려고 엉금엉금
..성제야
나는 온 세상이 다 너 같아
딴 놈은 무슨...개뿔
금 기억 잃기 전에 노트에 머라고 적어뒀을까
[우선 니 옆에 있는 거 연시은. 욕하지 말 것.]
연시은? 하고 부르면 연 눈 동글동글하게 뜨고 고개 끄덕임
[존나 예쁘지? 우리 사귐 ㅋㅋ]
씨발, 우리가 사귄다고? 아. 욕하지 말라고. 그러면 연 살풋 웃음 그러고 더 읽으란 듯이 노트 콕콕 가리킴
-아니야, 계속 타박해도 돼. 나 괜찮으니까. 너부터 챙겨, 응? 시은아.
도대체 너는 왜 날이 갈수록 더 다정한 모습으로 나를 찾아오는 건지.. 기억을 대가로 얻어낸 다정 같아서 울컥하는 연
일회성 다정에 자꾸만 기대고 싶어져서 어떡해, 성제야. 나 정말 어떡하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