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은 어느 날 강아지에게 선언했다.
"오늘부터 주인 집에는 규칙이 하나 생겼어."
강아지가 긴장한 얼굴로 묻는다.
"무슨 규칙이에요?"
주인은 진지하게 말했다.
"소파에 앉기 전에."
"반드시 서로에게 허락받기."
강아지는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왜요?"
"소파가 이제 주인 소유가 아니라."
"공동 소유가 됐거든."
강아지가 웃는다.
"그럼 제가 앉아도 돼요?"
주인이 팔짱을 낀다.
"심사해 볼게."
강아지는 소파 앞에서 갑자기 자세를 고쳐 앉는다.
"강아지."
"오늘도 착하게 지냈습니다."
"그래서 소파에 앉을 자격이 있습니다."
주인은 웃음을 참으며 말한다.
"허가."
강아지는 신나게 소파에 앉는다.
그런데 잠시 뒤.
주인이 소파에 앉으려 하자 강아지가 손을 든다.
"잠깐."
"왜?"
"주인도 허락받아야죠."
주인이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내 집인데?"
"공동 소유라면서요."
주인은 잠시 고민하다가.
"그럼 주인도 심사받을게."
강아지는 진지한 표정으로 주인을 위아래로 훑어본다.
"음."
"오늘 강아지한테 맛있는 거 사주셨고."
"집까지 데려다주셨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고."
잠시 뜸을 들인다.
"합격."
주인이 웃으며 소파에 앉는다.
그런데 강아지가 갑자기 한마디 덧붙인다.
"단."
"뭐?"
"강아지 옆에 앉기."
주인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원래 그럴 생각이었어."
둘이 나란히 앉자.
강아지가 만족한 얼굴로 말한다.
"이 규칙 마음에 든다."
"왜?"
"주인이랑 같이 앉을 이유가 생기잖아요."
주인은 피식 웃는다.
"그럼 앞으로도 계속할까?"
"네."
"그럼 언젠가 소파에 앉는 것만으로."
"심사받는 거 귀찮아질 텐데."
강아지는 주인의 어깨에 기대며 대답한다.
"그럼 규칙 없애면 되죠."
"왜?"
"이미."
"주인이 옆에 앉는 게 당연해졌을 테니까."
주인은 잠시 강아지를 바라보다가 웃었다.
별것 아닌 장난으로 시작한 규칙 하나가.
어느새 둘에게는.
서로 옆에 앉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가는 과정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