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트는 아침이면 다시 팔을 걷어 어지러운 들길을 헤쳐 나가야 한다. 매사 아둔하고 모호한 척으로 경쾌하게 그 아득한 내일을 생각하며 나는 허덕이는 가슴 위에 두 손을 얹고 잠시 눈을 감았다.
이것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유일한 길이라 하였음을, 나는 오늘 밤 다시금 기억한다.
아니, 잠깐만 잠깐만. 이리 중요한 것을. 내 모름지기 남을 놀리어대는 것이 특기인 터라, 정작 이 명필 선생을 자랑할 기회를 놓칠 뻔했어… 어찌 나 혼자만 감상하겠는가. 세상에 널리 알려야 마땅하지. 그래그래. 참 소중한 것이지만서도…, 이천 엔이면 뭐… … 아니야, 아닐세.
젊은 꽃들이 활개를 접으며
하늘을 나는 새들도 날개를 접은
잿빛 땅 붉은 나라 가운데에
그들의 하늘은 굳게 패하였고
그중 가쁘게 호흡하는 맑은 월광이
홀로 어둠에 묵직하게 슬픈 옷자락을 길게 끌면서
정강이 허리가 묻혀
곧 머리까지도 보이지 않을
시커먼 수렁으로 비척비척 걸어갔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