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다에의 분장실 거울에는 그녀를 위한 ‘음악의 천사’가 산다. 거울은 천상과 지상을 맞닿게 하고, 음악은 스승과 제자를 연결해 주지. 오늘의 노래도, 내일의 노래도 전부 그분을 위한 것. 그녀의 아리아는 모두 천사만을 위한 헌정곡이요, 그 아름다운 선율은 천상의 연회 소리라네.
무섭도록 달콤한 꿈은 섬뜩하고 모진 악몽으로 변해버리고 말았죠. 애달픈 사랑을 고백하던 ‘남자’로 하여금 살벌한 증오의 어휘를 쏟아붓게 만들었으니. ⋯⋯아니, 엄정하고도 숭고한 ‘천사’가 자신을 향한 사랑을 하명한 순간부터였을까요? 우리 모두가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건.
어슴푸레하게 상공에 뜬 달이 오페라 하우스를 비춘다. 두려워할 필요 없어, 크리스틴. 너는 전능하신 ‘음악의 천사’의 가호를 받고 있으니까. 그분이 지금도 천상에서 모든 것을 굽어살피고 계실 거야. ⋯⋯고귀하신 나의 보호자여, 부디 그 삿된 ‘오페라의 유령’으로부터 절 지켜 주세요.
그는 경탄과 동시에 연민을 자아내게 했어요. 아름다운 천상의 곡조 아래에 있던 것은 고요하고도 통렬한 슬픔이었으니까요. 그토록 깊은 비탄은 일찍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죠. 오직 ‘유령’의 이름을 가진 그가 유일했던 거예요. 단언컨대, 그건 사람이 품을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