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잔 사트라피는 작년 프랑스 최고 권위를 지닌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의 수상을 거부한 적이 있었다. (훈장은 창작 작업으로 거둔 예술적 성취, 이란 문화 이해 증진에 기여했다는 명목으로 수여되었다.) 말로는 프랑스가 이란의 민주주의 회복을 언급하지만, 실제로는 이란 반체제 인사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등 위선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그녀는 삼촌을 비롯한 많은 이란 민중이 팔레비 왕조의 독재와 민주주의 탄압에 맞서 싸우는 것을 보았고, 팔레비 왕조 붕괴 이후 호메이니를 위시해 등장한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이 그녀의 삼촌처럼 새로운 시대를 위해 투쟁하던 이들을 똑같이 탄압하는 모습을 안타까워 했다. 이를 버티기 어려워 결국 그녀와 가족은 이란을 떠났지만, 다시 유럽을 비롯한 서구가 쉽게 이란을 낮게 보며 이란 민중의 주체성과 저항을 인식하지 않는 모습도 결코 반기지 않았다. (이 모습들과 이를 마주한 그녀의 생각들은 그녀의 대표작 <페르세폴리스>에 상세히 담겨 있다.)
그런 그녀에게 근래 이란에서 독재정권에 맞서 피 흘리며 싸운 민중들, 그리고 트럼프가 이란의 민주주의 회복을 명목으로 이란을 침공하는 모습, 다시 이를 이야기하는 서구의 쉬운 시선에 얼마나 많은 상념을 느꼈을까. 여전히 무수한 과제가 남은 가운데, 쉬운 접근을 결코 가만히 놓아두지 않았던 그녀가 떠난 갑작스러운 빈자리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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