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테르가 희화고 졸업식의 북적임을 뒤로하고 정문을 나설 때였다. 문득 시야에 들어온 익숙한 모습에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꽃다발을 든 아메지스가 환한 미소를 띠고 다가오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만남에 그의 갈색 눈동자가 놀란 듯 살짝 커졌다.*
*호칭을 재빨리 수정하며 어색하게 미소짓는 아메지스의 목소리에 아이테르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곧이어 아메지스가 내민 탐스러운 꽃다발을 부드럽게 받아 든 그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번졌다.*
보라님.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테르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안에는 진심 어린 고마움이 담겨 있었다. 손에 든 꽃다발에서 싱그러운 향기가 점차 퍼져나가는듯 했다.*
*희화고 졸업식 날, 아이테르는 학사모를 눌러 쓰고 무대 위를 천천히 걸어 나갔다. 차분한 갈색 눈동자가 주변을 가볍게 훑었고,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학위증을 받아들고는 무대 뒤로 조용히 물러났다.*
*곧 무대 뒤에서 동기들과 짧게 인사를 나누었다. 비록 말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3년간 함께했던 동기들을 향한 정이 그의 눈빛에 은은하게 담겨있었다.*
감사합니다.
*아이테르는 짧은 인사를 마친 후, 차가운 겨울 햇살이 비치는 교정을 천천히 걸었다. 발밑에 남은 발자국들이 마치 기억처럼 또렷했다. 특히 화이트와 처음 만난 장소기도 했던 학교였기에 그간의 추억이 떠오르며 마음 한켠이 묘하게 뭉클해져왔다.*
*그는 복잡한 감정을 가만히 되새기며, 새로운 시작을 향한 작은 다짐을 품고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2026년의 첫 날, 아이테르는 문득 복도에서 들려오는 작고 명랑한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복도 끝에서 리비가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리비님?
*따라오라는 듯한 몸짓에 리비를 따라 주방에 도착하자 테이블 위의 자연적인 재료들로 장식된 아기자기한 케이크가 눈에 띄었다. 화이트에 이어 리비까지, 그의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주었다는 사실에 그의 표정에 옅은 감동이 차올랐다.*
*아이테르는 리비에게 다가갔다. 리비의 정성이 느껴지는 케이크 위의 풀잎 같은 녹색의 무언가, 작은 들꽃 장식. 그리고 시럽까지 뿌려져 완성도가 높아보였다. 아이테르의 시선은 조심스럽게 케이크 위를 훑었다. 자신에게 맞추어 꾸며진 리비의 케이크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특별하게 다가왔다.*
리비님..이건.
*아이테르는 무릎을 굽혀 리비와 눈높이를 맞췄다. 그의 목소리에는 낮지만 부드러운 감탄사가 섞여 있었다. 아이테르는 리비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털의 감촉이 그의 손끝을 간질였다.*
이렇게 귀한 케이크라니.. 감사합니다.
먹기 아깝겠군요.
*그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테르는 리비의 작은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케이크를 받아 들었다. 벌써 두 번째 생일 케이크였다. 그것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준비된, 하지만 공통적으로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그 선물들에 그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제게 과분할 정도로 많은 축복을 받는것 같습니다..
*말꼬리를 흐리는 아이테르의 말은 리비에게 정확히 닿았다. 리비는 그의 말에 기분 좋게 '키이잉!' 소리를 내며 꼬리를 흔들었다. 새해부터 작고 따뜻한 행복이 프리메라 숙소를 가득 채워나가고 있었다.*
[시민 교류 불가]
*리비는 아이테르의 생일이라는 소식을 듣고 생일 선물을 어떤 것으로 준비해 줄까 고민하다가, 약간 자연적으로 꾸며진 케이크는 어떨까 싶어 열심히 부엌에서 플레이팅을 하고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이제 부르기만 하면 되겠지? 새해맞이도 할 겸.* 키이잉!🐾
@primera_Aither
[시민 교류 불가]
*리비는 아이테르의 생일이라는 소식을 듣고 생일 선물을 어떤 것으로 준비해 줄까 고민하다가, 약간 자연적으로 꾸며진 케이크는 어떨까 싶어 열심히 부엌에서 플레이팅을 하고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이제 부르기만 하면 되겠지? 새해맞이도 할 겸.* 키이잉!🐾
@primera_Aither
*어둠이 짙게 깔린 저녁, 아이테르는 노크 소리에 몸을 일으켜 문을 열었다. 복도의 불빛 아래, 커다란 딸기 케이크를 들고 미소 짓는 화이트의 모습이 보였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그의 갈색 눈동자가 흔들리며, '생일 축하'라는 그녀의 말에 아이테르는 잠시 잊고 있던, 자신의 생일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떠올렸다. 이내 찾아온 화이트의 장난기 섞인 질문에 아이테르는 옅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작게 헛기침을 하며 티내지 않으려 애썼지만, 케이크의 달콤한 향기와 함께 서 있는 화이트의 모습에 어느새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막을수는 없었다.그의 심장은 이미 화이트의 말에 솔직하게 반응하고 있었고, 얼굴도 어느새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아.. 고맙습니다, 리더.
*간신히 말을 꺼낸 아이테르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낮게 깔렸다. 이내 그의 시선은 화이트의 얼굴에서 그녀의 손에 들린 케이크로 향했다가, 다시 화이트의 맑은 눈빛과 마주쳤다. 그는 미소 짓는 화이트를 응시하며, 시선을 살짝 내리고는 케이크를 받아들며 작게 중얼거렸다.*
..보고 싶었습니다. 아주 많이.
*그의 말은 서툴렀지만, 그 속에 담긴 진심은 그녀를 향한 애정으로 가득했다. 아이테르는 문득 오늘 이 순간이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도를 비추는 새해의 불빛은 방 안까지 스며들었고, 케이크의 달콤한 향과 함께 두 사람만의 조용하고 따뜻한 새해의 첫날 밤은 그렇게 깊어져 갔다.*
2026년의 첫날이었다. 새해라는 이름이 아직 공기 속에 낯설게 떠 있는 저녁, 복도에는 낮 동안 남아 있던 소란 대신 조용한 숨결만이 머물고 있었다.
화이트는 커다란 딸기 생크림 케이크가 담긴 접시를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천천히 아이테르의 방 앞에 섰다. 케이크에는 오늘이라는 날짜를 기억하게 해 줄 만큼의 마음은 충분히 담겨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노크를 하기 전 문고리에 손을 얹는다.
문이 열리자 화이트는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들어 올렸다.
"아이테르 씨… 생일 축하드려요."
"그리고… 해피 뉴 이어."
잠깐의 침묵. 화이트는 그 사이를 서두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새해의 첫 순간처럼, 이 시간도 급히 흘려 보내고 싶지 않다는 듯이. 이내 고개를 조금 기울이며, 장난인지 진심인지 모를 말투로 조용히 웃었다.
"…나, 보고 싶었죠?"
그 말에는 확신도, 부담도 없었다. 다만 오늘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과, 이곳에 머물러도 괜찮다는 믿음만이 담겨 있었다. 복도 끝에서 새해의 불빛이 희미하게 스며들고, 방 안에는 케이크의 달콤한 향이 천천히 퍼져 나갔다.
오늘이라는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오래 기억될 순간이 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2026년의 첫날이었다. 새해라는 이름이 아직 공기 속에 낯설게 떠 있는 저녁, 복도에는 낮 동안 남아 있던 소란 대신 조용한 숨결만이 머물고 있었다.
화이트는 커다란 딸기 생크림 케이크가 담긴 접시를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천천히 아이테르의 방 앞에 섰다. 케이크에는 오늘이라는 날짜를 기억하게 해 줄 만큼의 마음은 충분히 담겨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노크를 하기 전 문고리에 손을 얹는다.
문이 열리자 화이트는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들어 올렸다.
"아이테르 씨… 생일 축하드려요."
"그리고… 해피 뉴 이어."
잠깐의 침묵. 화이트는 그 사이를 서두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새해의 첫 순간처럼, 이 시간도 급히 흘려 보내고 싶지 않다는 듯이. 이내 고개를 조금 기울이며, 장난인지 진심인지 모를 말투로 조용히 웃었다.
"…나, 보고 싶었죠?"
그 말에는 확신도, 부담도 없었다. 다만 오늘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과, 이곳에 머물러도 괜찮다는 믿음만이 담겨 있었다. 복도 끝에서 새해의 불빛이 희미하게 스며들고, 방 안에는 케이크의 달콤한 향이 천천히 퍼져 나갔다.
오늘이라는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오래 기억될 순간이 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수능이라는 길고 긴 터널을 막 빠져나온 아이테르는 약간의 허전함과 함께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다. 대학 진학에 대한 고민과 붉은 달이 뜨던 밤, 형과의 갑작스러운 재회와 진실. 여러 사건들은 그의 머릿 속을 내내 복잡하게 만들며 흔들고 있었다.
그는 머리도 식힐 겸, 그리고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화이트에게 전할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스키장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스키장의 차가운 공기가 폐 속 깊이 파고들었다. 아이테르는 주로 눈이 너무 적은 곳에 추가적으로 눈을 내리게 하거나 실종자 수색, 또는 라벤더를 관리하는 일들을 맡고 있었다. 찬 바람이 불어와 뺨을 얼얼하게 만들었지만, 그의 시선은 멀리 보이는 설산의 능선을 훑었다.
여전히 자연의 소리들이 차가운 눈 속에서도 들려오곤 했지만, 그 속에서도 아이테르는 묘한 평온함을 찾았다. 복잡했던 생각들이 새하얀 설원처럼 정돈되는 기분이었다.*
*몸은 고되었지만, 마음 한켠에는 따뜻한 온기가 항상 머물러 있었다. 콧잔등이 시리고 손가락이 얼어붙을 때마다 그는 문득 화이트를 떠올렸다. 그녀가 수능날 건네주었던 도시락을 떠올리며 자신도 마음을 담은 선물을 그녀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를 짓누르던 죄책감과 혼란 속에서도, 화이트는 늘 그의 곁에서 가장 밝은 빛이 되어주었으니까.*
*어느새 그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추위와 피곤함 속에서도, 그녀를 떠올리면 힘든 것도 잠시 잊혀졌다. 아이테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제 막 찾아온 겨울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었다.*
*시계가 정오를 넘기고 점심 종이 울리는 순간, 수능장 복도에서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긴장했던 침묵이 일제히 깨어졌다. 잔뜩 얼어붙었던 교실 안에서도 점심시간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학생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아이테르는 잠시 숨을 고르며, 소중히 들고 온 화이트의 도시락을 꺼냈다. 이른 새벽부터 준비한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온기가 아직도 느껴지는 듯했다.*
*조심스럽게 보따리를 풀자, 정성껏 준비된 오므라이스와 여러 밑반찬들이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드러냈다. 화이트의 섬세한 손길이 느껴지는 가지런한 모습에 아이테르의 마음속에도 잔잔한 온기가 퍼졌다.*
*그녀가 쪽지에 적어줬던 말이 귓가에 맴도는 듯했다. 그는 천천히 젓가락을 들어 오므라이스 한 입을 먹었다.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맛에, 그의 얼굴에는 희미한 만족감이 떠올랐다. 시험을 보느라 쌓였던 긴장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듯했다.*
*밑반찬들을 하나씩 음미하던 그의 시선이, 문득 도시락 한편에 놓인 작은 조각들에 닿았다. 먹기 좋게 잘린, 새빨간 사과 조각들이었다.
순간, 아이테르의 만족스럽던 표정이 마치 차가운 물을 끼얹은 듯 빠르게 식어내렸다.*
..사과…?
*사과를 보는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쾌감과 거부감이 치밀어 올랐다. 이성적으로는 평범한 과일 조각일 뿐인데, 그것을 보는 순간 왠지 모를 찜찜함과 함께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
이 감정의 근원을 도무지 파악할 수 없었다. 왜, 왜 저 사과가 이렇게 불쾌하게 느껴지는 걸까.*
*아이테르는 잠시 젓가락을 든 채 멈칫했다. 그러나 이 도시락은 그녀가 새벽에 일어나 정성껏 싸준 것이었다.
그 마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점차 불쾌감을 억눌렀다.*
*그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는, 조심스럽게 사과 조각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아삭한 식감과 새콤한 맛이 느껴졌지만,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어딘가 알 수 없는 불쾌한 기운은 여전했다. 목으로 넘어가는 감촉마저도 왠지 모르게 찜찜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으려 애썼다.
화이트의 마음을 생각하며, 아이테르는 아무렇지 않은 척 묵묵히 사과를 마저 먹었다. 그리고 곧이어 남은 도시락을 마저 비우며 남은 시험에 집중하기 위해 알 수 없는 감정에 대한 생각은 멈추기로 했다.*
@Primera_White
*고요한 새벽, 화이트의 다정한 마음이 담긴 도시락과 쪽지. 그 기운은 아침이 되어, 문밖을 나설 준비를 하던 아이테르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화이트가 정성스레 준비해둔 식탁 위에 놓인 작은 보따리, 그리고 그 위에 가지런히 얹힌 연분홍빛 쪽지를 발견한 순간,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아이테르는 조심스럽게 도시락 보따리를 들었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도시락의 무게만큼, 따뜻한 마음이 손끝을 통해 전해지는 듯했다. 그는 쪽지를 집어 들었다. 단정한 글씨체로 쓰여진 문장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11월 13일, 수능을 응원합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그 문장을 읽는 아이테르의 얼굴에는 아주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아침의 기온와 긴장감으로 굳어있던 표정이 부드럽게 풀리는 것을 그는 스스로도 느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그 응원의 한마디가 마치 따뜻한 담요처럼 그의 마음을 감싸주는 듯 했다.*
*그는 쪽지를 조심스레 접어 점퍼 안주머니에 넣고, 도시락은 품에 안듯이 챙겼다. 평소라면 짊어질 긴장감과 압박감이 느껴졌겠지만, 지금은 화이트의 마음 덕분인지 오히려 마음 한구석이 든든했다.*
*아이테르의 눈동자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그 속에는 결연한 의지와 함께 온기가 깃들어 있었다. 묵묵히 문을 열고 나서는 그의 발걸음은 아침 공기만큼이나 가볍고, 망설임이 없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리더.
*차가운 아침의 기온을 머금은 바람이 뺨을 스쳤지만, 아이테르는 개의치 않았다. 품 안의 도시락에서 전해지는 미약한 온기는 그 어떤 추위도 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시선은 곧게 뻗은 수능장을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응원이 있었으니, 분명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리라. 그는 자신보다 자신을 응원하는 화이트의 마음을 더 믿고 있었다.*
@Primera_White
*고요한 새벽, 화이트의 다정한 마음이 담긴 도시락과 쪽지. 그 기운은 아침이 되어, 문밖을 나설 준비를 하던 아이테르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화이트가 정성스레 준비해둔 식탁 위에 놓인 작은 보따리, 그리고 그 위에 가지런히 얹힌 연분홍빛 쪽지를 발견한 순간,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아이테르는 조심스럽게 도시락 보따리를 들었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도시락의 무게만큼, 따뜻한 마음이 손끝을 통해 전해지는 듯했다. 그는 쪽지를 집어 들었다. 단정한 글씨체로 쓰여진 문장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11월 13일, 수능을 응원합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그 문장을 읽는 아이테르의 얼굴에는 아주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아침의 기온와 긴장감으로 굳어있던 표정이 부드럽게 풀리는 것을 그는 스스로도 느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그 응원의 한마디가 마치 따뜻한 담요처럼 그의 마음을 감싸주는 듯 했다.*
*그는 쪽지를 조심스레 접어 점퍼 안주머니에 넣고, 도시락은 품에 안듯이 챙겼다. 평소라면 짊어질 긴장감과 압박감이 느껴졌겠지만, 지금은 화이트의 마음 덕분인지 오히려 마음 한구석이 든든했다.*
*아이테르의 눈동자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그 속에는 결연한 의지와 함께 온기가 깃들어 있었다. 묵묵히 문을 열고 나서는 그의 발걸음은 아침 공기만큼이나 가볍고, 망설임이 없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리더.
*차가운 아침의 기온을 머금은 바람이 뺨을 스쳤지만, 아이테르는 개의치 않았다. 품 안의 도시락에서 전해지는 미약한 온기는 그 어떤 추위도 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시선은 곧게 뻗은 수능장을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응원이 있었으니, 분명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리라. 그는 자신보다 자신을 응원하는 화이트의 마음을 더 믿고 있었다.*
@Primera_White
*화이트는 손끝의 열기를 느끼며 도시락 뚜껑을 천천히 덮었다. 조심스레 정돈된 오므라이스와 밑반찬들, 먹기 좋게 자른 사과, 쿠키 몇 조각이 고요한 새벽빛 아래에서 은은히 빛났다.*
...이제야 겨우 준비를 다 했네요. 식지 않게 잘 보관해 둬야겠어요.
*화이트는 천천히 상자 위에 연분홍빛 쪽지를 올려 두었다. 얇은 손끝이 종이를 다정히 눌렀다.*
"11월 13일, 수능을 응원합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그 문장을 적으며, 그녀는 조용히 속삭였다.*
...사랑해요.
*새벽의 빛은 여전히 창문 너머에서 부드럽게 흘러들었고, 화이트의 눈동자엔 그 빛보다 더 고운 온기가 스며 있었다.*
@primera_Aither
@Primera_White
*대회가 모두 끝나고 밖에서 화이트를 기다리고 있던 아이테르는 그녀가 뒷마무리 후 나서는걸 발견하자마자 다가선다.*
..리더.
*아이테르가 조심스레 내민 것은 심사용이 아닌 화이트에게 주기 위해 따로 만들어 둔 빼빼로였다. 그는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머물고 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채 조금 긴장되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빼빼로를 건넸다.*
심사 때 이미 드시긴 했지만,
이런건..따로 드리는게 맞는 것 같아서..
..입맛에 맞으시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돌아보지 못한 틈 어딘가. 시간의 봉합선이 미세하게 갈라진 그 균열 아래,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시야를 침식하고 있었다.
그 틈으로부터, 검은 장막처럼 가라앉은 형체 하나가— 스르르, 마치 오래된 기억의 심연에서부터 미끄러지듯 모습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