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xzon 흐음? 깜찍한 후배님께서 못 본 사이 거래의 본질을 완전히 터득했네. 네가 그 순진무구함을 조금은 덜어낸 것 같아서 기뻐, 미카. 상대가 내가 아니었다면 더 기뻤을 테지만. 까짓 거 어울려 줄게. 남는 게 시간이니 한 번쯤 휘둘려 줘도 내게는 손해가 없어. 어딘데?
@BXRE4S 이 상처를 처음으로 보였을 때는 물론, 침상에 몸을 맡긴 채 흐릿한 의식 너머로 엿보았던 얼굴도 이와 닮아 있었던 것 같다. 그를 눈치챈 이상 순순히 응하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다. 언뜻 보면 길게 그어진 듯한, 하나 분명하게 꿰뚫린 흉이 남은 손을 천천히 내밀면서도 눈은 아래로 접어 내렸다.)
@BXRE4S 어차피 며칠 뒤에 설탕이 또 확인하러 올 텐데, 굳이……. (답지 않게 말끝을 흐렸다. 제 눈앞에 들이밀어진 손과 네 표정을 번갈아 보기 위해 시선을 살짝 올린 그때, 저를 묵묵히 내려다보는 눈빛에서 진심어린 걱정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모른다고 할 수가 없는 표정이다.
……하넬로레는, 나와 아도르노가 겹쳐 보인다고 했어. 나는 아이들의 기쁨을 위하는 게 아니라, 혀가 이상한 색으로 물들었다며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을 보는 걸 즐길 뿐인데.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런데 왜…… 그걸 알면서도 앞으로도 만나러 와 달라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던 걸까.
요즘은 돈만 항구에 그걸 가지고 가는 일이 늘었어. 꼬마들이 하나만 달라고 매번 조르거든. 맥스는 라즈베리맛이 아니면 안 먹고, 모리츠틸은 의외로 민트의 청량감을 즐길 줄 알아. 스트루벨은 내가 만든 사탕에서는 고리고리 열매 특유의 떫은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좋다고 하더라.
@R1ghteousness_ 두 갈래의 리본이 토끼가 귀를 쫑긋이듯 움찔한 것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의 거리이다. 가늠하자면 오십 보, 바람이 불어온다면 망토자락이 휘날리는 소리가 귓가에 잡힐 정도의 폭. 입을 열지는 않은 채 가만히 응시하고만 있다. 자, 눈치챌 수 있을까?)
@R1ghteousness_ 부츠가 풀숲을 짓누르고 헤치며 사각거리는 소리를 낸다. 곳곳에 달린 금속구가 서로 맞부딪히며 찰랑이는 것을 굳이 숨기지는 않았다. 한곳에 신경을 쏟고 있는 상대가 과연 자신의 흔적도 놓치지 않고 좇을 수 있을지, 누군가를 시험하는 습관은 원정에 종지부가 찍히고도 지우지 못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