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로는 말이야 매 세계마다 고유한 내가 있대 새하얀 가지 속의 내가 제각기의 이유로 불에 타 단말마를 내지른대 거울 너머 그 그림자가 보여 왜 나에게는 없는 것이 너에게는 있는 거야 왜? 네가 무엇이 더 낫기에 내가 잃은 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쥐고 있는 거야?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분명
만약에 내가 인형이 아니라 인간이었다면 어땠을까 인형이어도 좋으니 버려지지 않았다면, 아니, 아니, 아니⋯⋯ 그런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이 나를 외면하지 않았더라면 그 순간에라도 나의 염원에 귀 기울여 줬다면⋯ 그런 아주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었다면 나는⋯ 존재할 수 있었을까?
@136199__ ⋯. ⋯. 누나가 원했잖아요. 그리고 저는 드릴 것을 가지고 있었고. (그 손의 온기에 멈칫하는 것도 잠시, 인형은 고맙다는 듯 다시 미소 지었다. 손을 뻗어 그녀의 뺨에 묻은 피를 닦는다. 결국 둘 다 더더욱 새파래질 뿐이었지만.) 네, 아름다워요⋯⋯, 제 예상보다도 훨씬 더. ⋯⋯조금은 부럽네요.
@136199__ 그래요, 정말 원하신다면⋯. (푹, ⋯⋯. ⋯. 인형은 옅게 웃었다. 이제야 제 앞의 사람과 비슷해진 텅 빈 구멍에서 선명한 파랑이, 제 홍채의 색과 똑 닮은 피가, 뚝, 뚝. 흘러내렸다.) 하나면 충분하죠? (조금 아팠다. 보통 이런 걸 불타는 것 같다 표현했던가. 모두 중요치 않은 감상이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