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부터 매월 월급의 일부를 떼어 주식 매매를 이어왔다.
책을 통해 여러 관점을 배우고, 주식 시장에서 수업료 내고 맞아가며 나에게 맞는 매매 방식과 원칙을 다듬으며 돈을 굴려왔다.
최근 큰 손실을 보면서 차근차근 쌓아 왔던 탑이 무너져 내렸지만, 그래도 총 수익 자체가 음수가 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는다.
오래도록 붙잡고 고민해왔던 일이 잘 안될 때, 싹 갈아엎고 깨끗한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면 훨씬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배워 알고있다.
한 번 갈아엎고 다시 해보자.
고뇌의 시간들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갈아엎고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겪어 본 문제에 대해 좀 더 익숙해진 내가, 더 좋은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낼 기회를 마주하는 일이다.
마이크론, 한국시간 목 새벽 5시 실적 나온다.
지금 주가 1,130불대(약 175만원). 솔직히 이건 "들어갈까 말까"보다 "이 분위기에서 손 댈 수 있나"에 가까운 종목이 됐음. 나도 계속 쳐다만 보는 중이라 정리해봄.
먼저 사실부터.
회사는 진짜 잘나간다. 메모리가 AI 사이클 한복판에 있고, HBM(AI 칩 옆에 붙는 고대역폭 메모리)은 2026년 물량이 이미 계약으로 다 팔림. 이번 분기 컨센이 매출 340억불대(약 53조원). EPS는 작년 같은 분기 $1.91에서 이번 컨센 $19.72로, 1년 만에 10배(+930%대) 뛸 거란 예상임. 회사 가이던스도 매출 335억불(약 52조원), 마진 80% 넘게 본다.
올해만 4배 가까이 올랐고 시총 1조불(약 1,970조원) 찍음. 지난주 목요일엔 혼자 +8% 넘게 가��� 신고가.
조심해야 할 점은 이미 주가에 시장의 기대가 다 반영되어 있을 거라는 거. PER가 50배 넘는데 이건 5년 중앙값(20배)의 두 배 이상임. 게다가 애널 평균 목표가가 지금 주가보다 아래에 있음. 다들 "강력매수"라고 외치는데 정작 목표가는 현재가를 못 따라옴. 주가가 너무 빨리 가서 분석가들 숫자가 뒤에서 헐떡대는 모양새.
이런 상태를 priced for perfection이라고 부르더라. 완벽하게 잘 나와야 본전이고, 가이던스 한 줄만 미적지근해도 급락각이라는 뜻.
거슬리는 디테일 하나 더. 최근 내부자들이 순매도로 9천만불(약 1,400억원)어치 넘게 팔았다는 거. 회사가 제일 잘나간다고 떠드는 시점에 안에서 파는 게 꼭 나쁜 신호는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이 꼭지일 수도 있다"는 사람도 안에 있다는 뜻.
그래서 이번 실적의 진짜 관전 포인트는 EPS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고 봄. 다 잘 나올 걸 다들 알거든.
봐야 할 건:
– 다음 분기(8월) 가이던스가 계속 우상향이냐
– HBM4 물량을 2027년까지 얼마나 깔아놨냐 (SK하이닉스가 앞서 있는 영역)
– DRAM 가격이 언제 꺾이냐에 대한 코멘트
결국 "사이클이 진짜 끝났냐, 아니면 이번에도 결국 도는 거냐"를 두고 시장이 베팅 중인 거고, ㅇㅣ번 실적이 그 첫 채점임.
나는 솔직히 못 들어가고 있음. 회사가 나빠서가 아니라, 이 가격엔 잘 나와도 못 먹고 삐끗하면 크게 맞는 구조라 손이 안 나감. 그렇다고 "고평가니까 빠진다"에 베팅할 배짱도 없고.
그냥 결과 보면서 시장이 이 미친 숫자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구경할 듯. 들고 있는 사람은 이미 많이 먹었을 거고, 나처럼 관망하던 사람은 또 한 번 "그때 살걸" 하거나 "안 사길 잘했다" ��거나 둘 중 하나���지.
`20년부터 매월 월급의 일부를 떼어 주식 매매를 이어왔다.
책을 통해 여러 관점을 배우고, 주식 시장에서 수업료 내고 맞아가며 나에게 맞는 매매 방식과 원칙을 다듬으며 돈을 굴려왔다.
최근 큰 손실을 보면서 차근차근 쌓아 왔던 탑이 무너져 내렸지만, 그래도 총 수익 자체가 음수가 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는다.
오래도록 붙잡고 고민해왔던 일이 잘 안될 때, 싹 갈아엎고 깨끗한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면 훨씬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배워 알고있다.
한 번 갈아엎고 다시 해보자.
고뇌의 시간들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갈아엎고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겪어 본 문제에 대해 좀 더 익숙해진 내가, 더 좋은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낼 기회를 마주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