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육아가 너무 힘든 일이었어서 좋을 때라는 어른들의 말이 늘 와닿지 않았는데 오늘 놀이터의 모자를 스쳐며 좋을 때라는 의미를 깊이 느낀다. 저 속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아직은 말랑하고 뭐든 될 수 있는 시간. 어쩌면 나의 지금도 다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역시 밖으로 나가야 보이는 것
방금 운동 마치고 걸어오는 길 내리는지도 모르게 약한 보슬비가 시작되고 있었다. 놀이터를 지나는데..
어떤 여인이 놀이터 바깥쪽을 돌며 하는 이야기가 들린다.
'바닥 미끄러우니까 조심해~
비 더 많이 오면 들어갈거야.'
씽씽이를 타는 꼬마가 뒤따르며
'무서워~'
'엄마 있는데 뭐가 무서워~'
내 상상은 퇴근한 엄마가 저녁 먹고 아이랑 놀아주러 놀이터에 나온 듯 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아이랑 놀아주고 싶은 마음, 약한 비를 조금 맞으며 아무도 없는 놀이터를 누비는 즐거움 같은 거 나눠주고 싶었는지도. 어둠이 무서울 아이에게 엄마가 있으면 든든하다는 거 알려주고 싶은지도.
남편 출장중. 집에 혼자 있는데 비도 오고 하루 종일 잠이 쏟아져 자다깨다 하다가. 저녁되니 기운나서 봉지에 든 깨 통에 넣을까 의자 놓고 올라가 통 찾다가... 내려오다가 의자 팔걸이에 걸려서 추락함. 골이 좀 띵한데.. 혼자 사는 사람들아, 매일 내 생사를 궁금해할 한 명은 만들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