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규수들은 이런 학문을 시작하더라도 고생 덜 하는 분야 손을 댑니다. 교양의 수련 이후 자기 취향을 일상화하는 데 사용하며 감상자로 누리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그렇더라도 일반화는 위험합니다. 이쪽 계열에서 쓰는 용어로 '평민'들이 미술사 밭을 성실히 경작하는 경우, 오래 버팁니다.
어린시절 나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성적대상으로만 쳐다보는 남자들에게 혐오감을 느끼고 혼자 살겠노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씌워진 콩깍지를 이기지 못해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다행히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 콩깍지가 벗겨진 뒤로도 계속 사귀었다.
서른이 되자 엄마가 나에게 선을 봐서 결혼하라고 계속 닥달했고 시달리다 지친 나는 굳이~굳이 결혼해야한다면 생판 모르는 남자는 싫으니 수년을 사귄 남자친구랑 하겠다고 어깃장을 놓았다.
당시 엄마가 내 남자친구를 집안사정 때문에 사윗감에서 제외해둔 상태였기에 지른 말이었다.
그랬는데 얼마 뒤 엄마는 마음을 바꿔 내 남자친구를 허락하며 빠른 속도로 결혼을 추진시켰다.
엄마는 여성의 생식나이를 엄청 신경쓰는 사람이었다.
내가 아무리 애 낳을 생각이 없다고 말해도 듣지를 않았고, 일단 결혼시키면 남녀사이에 아이가 당연히 생길 거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그리하여 나에겐 남편이 생겼다.
그리고 마흔이 넘은 지금도 아이는 없다.
솔직히 아빠와 자주 싸우고 아빠에 대한 험담을 나에게 쏟아내던 엄마가 내 결혼을 그렇게 밀어부친게 이해가 안 갔다.
자식인 나를 웬수 취급하고 불량품이라고 외치던 엄마가 나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집요하게 강요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는 결혼과 출산으로 인생에 불만이 많은 당사자였고 그 불만을 자식인 나에게 쏟아부어 피해자로 만들었는데 말이다...
어쨌든 나는 살아보니 마음 잘 맞는 베프랑 한집에 사는 느낌이라 기혼을 유지하고 있지만, 남에게 결혼은 추천하지 않는다.
법적으로 부양의무가 발생하는 또 다른 (시)부모가 생기는게 꽤 부담스러운 일이다.
심지어 남자들의 수준이 과거보다 더 퇴화한 느낌이라...
낮은 확률의 게임은 도박이며, 도박은 아무래도 하지 않는게 옳다.
낮은 확률을 뚫고 도박에 성공한다 쳐도 그 상품이 겨우 '정상적인 생각을 할 줄 아는 남자'일 뿐이다.
그게 무슨 대단한 거라고 인생을 걸고 도박을 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