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투성이 시대라는 건 의혹이 많아서가 아니다. 질문을 막아서다. 질문이 막히면 억측이 난무한다. 질문이 막히니 진실은 모호하고, 억측이 난무하니 권력은 더 강하게 질문을 막는다. 이 끔찍한 세상이 싫어서, 2024년 12월 3일 밤 사람들이 국회로 달려간 거 아니었을까" https://t.co/EkdzFxhDRB
아주대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을 보며
무거운 마음으로 개인적인 의견을 적습니다.
아주대처럼 소아응급 전문인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24시간 중증 소아환자를 보는 곳조차,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했을 때 진료 현장까지
압수수색을 당한다면
그보다 인력도 장비도 부족한
응급의료기관의 의료진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나는 이 환자를 받아도 되는가."
오늘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에는
중증환자를 받을 병원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함께
의료진의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조항도 강화됐습니다.
다만 조건은
'불가피한 응급의료이고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것'.
문제는 응급실에서는 제한된 정보와 시간,
인력 속에서 수많은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단순한 과실이고 무엇이 '중대한 과실'인지는
결국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한 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를 받지 않았을 때의 책임뿐 아니라,
받은 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어려운 환자를 적극적으로 맡으라는 제도가
오히려 어려운 환자를 피하게 만드는
역설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필수의료는 의무를 더 부과한다고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환자를 맡은 사람이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