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연애로 연애를 다양한 사람과 해보지 않은 사람 vs 다양한 사람과 짧게 짧게 만난 사람
에 대한 답은 여전히 전자이다. 진정한 사랑과 관계를 아는 진중한 사람이 좋고 쉽게 관계를 포기할듯한 내성 낮은 사람은 싫은 것.. 그래서 헤어졌던 이유나 다른 것들이 궁금해지기도 하는 거겠지만
여러가지 일들을 겪고 나이를 한두 살 먹어갈수록, 다정보다는 냉소에 가까운 사람이 되어간다. 나는 이제 안다. 사람들은 입으로 떠드는 것에 비해 진짜 타인의 삶에는 관심이 없으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않고 중립의 태도를 유지하는 일을 이성적이고 현명하다 믿으며 살아간다는 것을.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타인의 불행을 이용한다는 것을. 어떤 선의는 악의보다 더 나쁘다는 것을. 언제부터인가 나는, 선한 사람들보다 분노할 줄 아는 사람들을 사랑하게 됐다.
나는 전보다 타인을 위해 적게 운다.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로 움직이는 일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이 내게 원하는 역할, 딱 그만큼만 수행한다. 때가 되면 때에 맞는 인사를 하고 편지를 쓰고 선물을 보낸다. 하지만 더 이상 그들에게 나의 삶을 들려주지 않는다. 고민도, 슬픔도 털어놓지 않는다. 내 삶의 행복도 당연히 공유하지 않는다. 다행히 그들도 전혀 나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의 필요만큼 나를 사용한다. 수명과 수요가 다하면 버려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다시 내가 필요해지면 나를 찾는다. 메세지함은 날이 갈수록 야위어 가지만 그에 반해 내 안에서 나를 지키려는 힘은 한 뼘씩 자라는 모순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만나게 된다. 내가 닫아둔 문을 향해 있는 힘껏 돌진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마음이 으스러져도 내 안으로 들어오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나와 함께 지칠 때까지 울어주고, 나에게 쉼 없이 질문을 하고, 먼 거리가 무색하게 한달음에 달려와주는 사람들을.
어떤 사랑은 미움과 너무 닮아 있어, 자꾸만 거리를 두게 되고 밀어내게 된다. 사랑이 전부라 외치면서도, 사랑 앞에서 겁을 먹고 뒷걸음질치게 된다. 그러면서 또 비겁하게, 모든 문제는 내가 아닌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의 탓이라고 비난하게 된다.
걸어둔 문고리를 붙잡고 매번 고민한다. 닫힌 문 건너편에 서 있는 너에게 묻고 싶다. 너는 개인가, 늑대인가. 삶의 대부분의 시간들이 L'heure entre chien et loup 같다. 해 질 무렵, 저 멀리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는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모호한 시간들.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일이라는 말도, 상처를 겁내지 않는 일이라는 말도, 모두 빈 말 같다. 뻔한 말을 하는 것도 지쳤다.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만 마음을 주고 싶다. 나는 여전히 편협하다.
상대방에게 궁금한 점을 내가 먼저 질문해서 얻는 대답보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가만히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상대가 먼저 들려주기 시작하는, 그 사람만의 진짜 이야기가 좋아. 마치 혼잣말처럼, 조곤조곤 두서없이 흘러나오는 말들. 그럴 때 사람들은 진심을 말하고 비밀을 터놓게 돼.
나한테 약속이란 건 강박적으로 여겨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약속으로 생각하지도 않을 것도, 가볍게 여길 약속도 나한테 그렇지 못한.. 그래서 다음에 밥 한 번 먹자는 형식적인, 인사치레 약속도 싫어하는 것도.. 참 사람이 무겁다 무거워 🙂↔️ 그래두 나는 이런 내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