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원이의 ‘무섭노’ 논란을 보면 촌극이 따로 없다.
“내가 경남에서 살았는데 그런 표현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일베 용어다”라는 식의 주장은 성급한 일반화에 가깝다.
나 역시 경남에서 20년을 살았고, 친척 대부분도 경남·경북에 산다. 이 말은 내 경험으로 “무섭노는 무조건 사투리다”라고 단정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경남에서 오래 살아봤기 때문에, 같은 경남 안에서도 지역과 세대에 따라 사투리가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대구와 부산이 다르고, 같은 경남 안에서도 표현은 달라질 수 있다. 서로 비슷한 지역적 배경을 가졌더라도 언어적 경험은 충분히 다를 수 있다.
실제로 ‘무섭노’라는 표현은 일베가 생기기 전부터 인터넷상에서 사용된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논란을 일으킨 뒤 나온 해명도 아쉽다. SNS가 토론에 적합하지 않다는 말은 본인의 단정이 만든 문제를 매체의 한계로 돌리는 것처럼 보인다.
더구나 이를 일본어 잔재를 없애는 문제와 비교하는 건 부적절한 비유다. 이번 사안은 역사적 언어 잔재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방언으로도 쓰일 수 있는 표현을 특정 커뮤니티 용어로 단정해 개인에게 낙인을 찍은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이 논란이 개인의 문제 제기에서 끝나지 않고, 정치권에 의해 정쟁의 소재로 소비됐다는 점이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사람도, 이를 가져다 쓴 정치권도 말의 무게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당사자에게는 무고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의 무게를 이야기하려면, 그 낙인의 무게도 함께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