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첫사랑이었던 현탁과 연희도 아주 나중에 헤어지고 자신들이 고등학생이었던 열여덟의 여름을 생각하면 아름답다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잠도 안 자고 이른 아침부터 읽고 적는 얘기라 어수선하지만 어쨋든요—여담으로 읽으면서 엉엉 울었던 챕터는 *세상 모든 노랑*—
「첫사랑의 침공」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눈물 줄줄 흘리며 읽었던 절절한 이야기와 별개로 그중 제일 좋았던 이야기는 아무래도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의 말]도 너무 좋았는데 그러니까 제대로 마음도 전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버렸다는 흔한 결말이란 말이 너무 좋았던 걸까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그때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하나의 이정표라는 게 너무 현탁이와 연희 같다는 생각을 했어 그러니까 이루어졌든 뭉개졌든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말이 현탁과 연희의 이야기의 끝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나중 가서 생각해 보면 충분히 아름다웠을 거라고
먼저 손도 잡아 달라고 해 이젠 별 아프지도 신경 쓰이지도 않는 무릎도 걱정해 본인만 알아들을 수 있는 질투 섞인 마음 내뱉는 것조차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여자애가 내뱉는 친구라는 단어로 정의될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애써 친구라 포장하는 여자애에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장단 맞춰주기 뿐
주연희라는 여자애 나흘 내내 연락 한 통 안되다가 정확히 닷새가 되던 날 무언가 달라진 모습으로 남자애 앞에 나타나면 어떡하지 입에 닳고 닳도록 말했던 —우리 친구지 사귀지 말자 무서워— 얘기들은 잊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들 보고 현탁이도 눈치채겠지 ‘얘 주연희 아니구나’ 하고 말이야
그렇지만 제 앞에 있는 여자애의 진짜 모습이 저와 매일을 함께하던 주연희가 아니더라도…… 일단 외관은 주연희의 형태를 띠고 있으니까 그 모습으로 애정을 갈구하고 좋아한다 속삭여 달라 얘기하는데 어떤 남자가 이걸 참겠나 달콤한 고백들에 결국 현탁이도 아닌 걸 알면서도 속아 넘어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