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내내 일어나면 아침 일찍부터 만나서 산 올라가고 어르신들 농사 돕기도 하면서 하루종일 놀았을 것 같음. 아지트도 보수공사해서 전보다는 좀 더 그럴듯 하게 만들기도 하고.
가끔씩 아지트에서 놀다가 깜빡 잠들어서 눈 떠보니까 해 다 져있기도 할듯. 덕분에 할머니한테 엄청 혼남. ㅈㅈㅅ 맨날 고함치는 것만 듣다가 이런 걱정 섞인 호통도 있단걸 알게 돼서 마음 괜히 싱숭생숭 해질듯.
가끔은 할머니댁에서 자고 가는 날도 있지 않을까. 새벽까지 떠들기도 하고 마당에 있는 평상에 누워서 별 구경도 하고. 눈 감으면 논밭에서 개구리 우는 소리랑 풀벌레 우는 소리 들리는데 ㅈㅈㅅ 이거 꿈일까봐 몇번이고 눈 감았다가 뜰 것 같음.
시골소년 정지성 망사랑 플롯...
첫 만남은 나 9살 때 휴가로 놀러간 시골.
왜인지 모르지만 나한테 다가오지 않고 내가 다가가면 도망 다닐 것 같음. 너덜한 슬리퍼에 손잡이 이미 한 번 부러진 잠자리채 들고 다니던 거 마주치면서 시작...
말 걸려고 하면 자꾸 수풀 뒤로 도망가서 내가 여기 있겠다고, 안 따라갈테니까 도망가지 말라고 하면 그제서야 슬그머니 나옴.
왜 ㅈㅅ이가 도망다녔는지는 차차 풀어봅시다...
할머니댁 따라온 ㅈㅈㅅ 갓 지은 흰쌀밥이랑 국 입에 한가득 넣고서 우물거림. 하루종일 놀았으니까 배고팠겠지. 나도 누가 더 빨리먹나 시합하는 것처럼 먹다가 양 볼 빵빵한 상태로 눈 마주쳐서 깔깔 웃고 사레 걸릴듯.
ㅈㅈㅅ 사레 걸려서 켁켁 거리는데 그것조차 즐거워서 얼굴 빨개져놓고 입은 여전히 웃고 있을 것 같음. 계속 혼자 상상해본적 있지 않았을까. 평범하게 밥 먹고 놀고 수다 떨고...
얘 아빠는 나가 노는지 뭐하는지 관심도 없을 것 같음. 맨날 술 처먹고 동네에서 행패 부리는게 일과라서. 신세한탄이 입버릇인데 할 때 마다 ㅈㅈㅅ때문이니 뭐니 하면서 개비짓할듯. 눈에 ㅈㅈㅅ 보이면 화내면서 행패부리고... 그러면 또 얘는 집 밖으로 나와서 혼자 시간 때우다가 밤 늦게 들어가고의 반복이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