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eundarunn (들려오는 말에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손을 들어 당신의 등을 가볍게 두드린다.) 하하! 그래. 소바라면 ���라도 연어 무 조림이라면 너에게 승리를 내어줄 것 같군. 뭐, 농이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네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니.
추계에 들어서면서 일교차가 커진 탓인지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들이 들려오더군. 고뿔 조심해라.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는 것 같다 싶으면 곧바로 ��비 저택으로 가서 약을 처방받아. 이런 걸로 귀찮게 굴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하다 아예 앓아눕는 것보다는 미리 싹을 잘 라버리는 쪽이 더 나을 테니.
그날부터 얼마나 지났던가. 우리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각자의 길에서 자신이 맡은 소임을 다하며 검을 휘두르고 있지. 아무리 괴롭고 슬프더라도 결코 발을 멈추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 두 번 다시 소중한 이를 잃지 않기 위해서, 더 이상 소중한 이를 잃는 사람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그 모습을 보니 누군가 머리를 세게 내리친 것처럼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 그저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너를 품에 안고 미안하다는 ��을 하는 것 말고는. ··· 그때 또 다짐했다. 네 눈에서 눈물 흘리게 하지 않겠다고. 떨어져 있던 그 시간 동안 네가 아파하고 슬퍼한 만큼, 속죄를 하겠다고 말이다.
사실은 말이다. 내가 생사를 넘기고 재활과 단련을 거듭한 뒤 네 앞에 다시 섰을 때, 주먹 하나는 날아올 거라고 각오했거든. 그게 아니더라도 왜 너에게 살아있다는 사실을 숨겼냐고 원망이나 미움 섞인 말이 들려올 거라 생각했었는데···. 너는 그런 언행 대신에 눈물을 흘리며 다행이라고만 했었지.
골이 ��실 때마다 이마의 흉터들이 타들어갈 것처럼 제 존재를 알리니 여간 난처한 게 아니다. 상념에 젖어들어 후회라는 심해 속으로 빠져들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을. 그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검을 휘두르고, 내가 할 일을 해야만 한다! 사내라면, 이 정도의 통증에 결코 무릎을 꿇어서는 안돼!
홀로 남겨두지 않겠다고, 곁을 지키겠다고. 반드시 지켜내보이겠다며 다짐했던 것이 무색하게 크나큰 상흔을 남겨버렸지. 결국은 전부 어리석었던 나의 탓이다. 내가 가장 지키고 싶었던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였는데도. 그럼에도 너는, 나를 미워하고 원망하기는커녕······.
그 뒤로 따라오는 질책과 비난은 전부 감수해야 해. 우리가 뭐라고 말하든 소중한 존재를 잃은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을 테고, 우리를 원망하겠지. 하지만 그것 또한 우리가 응당 받아들여야 하는 업보임이 분명하니···. 다수의 생명이 사라지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끔 주의를 해야 한다.
소중한 사람이 혈귀로 변한다는 것은 참으로 비통한 일이지. 아무리 혈귀가 되어도 그 사람에게 있어 소중한 존재임은 변함이 없을 테니. 그럼에도, 우리는. 귀살대의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그 혈귀의 목을 베어내야만 한다. 애원하고 울부짖는 이들을 뒤로하고, 과감하고 깔끔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