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울 수 없는 목 안의 흉이 소리를 갈라 제대로 된 음절 하나 못 내어 손가락만 겨우 까딱여야 했던 날이 있었다. 며칠이고 지나서야 떠오른 눈동자가 새하얀 천장을 향해 끔뻑였다 이내 굴러가니 익숙한 얼굴이 떠올라 웃음에 살았다. 그때의 얼굴은 지금보다도 훨씬 어린 티를 내고 있었지.
울음에 젖어 바라보는 밤이 여전히 선명하다. 숨조차도 제대로 내뱉는지 알 수 없는 손이 떨려서, 나는 그저 리듬에 맡기듯 손등을 두어 번 두드렸다. 괜찮아. 나 여기 있어. 여전히 눈 뜨고 있어. 그럼에도 눈물 삼키지 못하는 얼굴이 밤새 나를 감쌌다. 새벽녘에야 그 숨이 가라앉았다.
맥이 타오르는 것만 같다. 절뚝이는 심정 너무 짙어 흉 위로 떠오른 혼이 스스로를 달래지도 못하니. 내 신념 아래 그은 획은 짙은 청동(靑瞳)에 향하고, 불운하게도 사그라든 이름 대신 너를 읊으며 나아가리라. 용맹과 요원할지언정 눈동자는 번뜩이며 떨리는 숨에 뜀박질할 너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