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등 수심 없이 푸르고 맑은 하늘만 마주하다 보니 나고 자라며 끝없이 탐해 온 이 고토가 붉게 절어버린 것은 망연히 생소할 테지. 이것이 너희가 여태껏 묵인해 오던 기약이자 시름이다··· 쑤셔뺀 뒤에도 추호의 빛을 잃으려 들질 않는 이것은 필시 무간옥에도 닿을 터. 그러니 내 친히 평을 물으마.
내가 기어이 발본원색해낸 지난날의 적폐들은 너희에겐 지켜내야만 하는 안보이자 보루였겠지. 고식지계 꾀를 도모하며 단지 득죄할 뿐인 자들에게 세상살이 하등 나쁠 것 없도록 하염없이 하늘을 내리쬐어 주었으니, 비로소 향할 곳 없던 나의 증오를 도로 뻗을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