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걸쳐서 넷플릭스 다큐
레인코트킬러:유영철을 추격하다 봤거든?
내가 이 다큐 보고 울게 될 줄 몰랐음...
유영철이 토막낸 시신들이
모두 부패가 심해서
신원파악을 하려면
DNA 검사를 해야하는데
2주 넘게 걸린다는거야.
모두가 포기했는데
김희숙 팀장님이
자기가 해보겠다고 했대
부패액 때문에 지문이 안찍혀서
한 손가락을 161번 찍으면서도
포기 안했다고 함 하... ㅠㅠ
오히려 피해자의 잘린 손목을 붙잡고
[언니 제가 가족들 품으로 돌려보내드릴게요
한번만 도와주세요... ]
빌었다고 함 여기서 눈물터짐 ㅠㅠㅠㅠ
본인은 그렇게 말한 줄 몰랐는데
옆에 사람이 말해줘서 알았대
기적적으로
모든 피해자 지문채취하는데 성공해서
하루만에 신원파악 다 했다고 함...
유래없는 일이래...
1. 《손절사회》는 심리학, 정신의학 개념을 통해 일상을 분석하는 치료요법 문화를 비판하면서 ‘트라우마’라는 개념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해 말한다. 트라우마는 본래 전쟁, 고문, 강간 등 “인간의 통상적 경험 범위를 벗어나는”(p.64) 사건의 심리적 여파를 설명하기 위해 탄생한 개념이다. 과거에는 고통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반응이 아니라 사건의 심각성과 폭력성이 트라우마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트라우마는 살면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고통을 포괄하는 용어로 자리 잡고 있다.
2. 이 대목을 읽자 ‘트라우마’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에 쌍용자동차 관련 글을 읽으면서 트라우마라는 말을 처음 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9년 여름, 테이저건과 고무탄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당시 77일 동안 옥쇄 파업을 진행 중이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파업에 참여한 수많은 조합원들과 그들의 가족은 폭력 진압의 여파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당시 경찰은 진압을 위해 헬기를 동원했는데, 이후 파업 참가자들은 헬기 착륙 소리와 비슷한 소리만 들으면 심각한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3. 자살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으로 희생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정혜신 박사는 ‘와락’이라는 심리 치유 센터를 만들어 집단 심리 상담에 나섰다. 이때 정박사가 내린 진단명이 바로 PTSD다. 당시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던 YTN 돌발영상을 보면서 PTSD, 트라우마의 본래 의미와 그것이 전제하는 폭력성을 다시금 실감했다.
4. 《손절사회》의 저자는 트라우마라는 개념이 널리 사용된 이후 사람들이 고통을 낳는 구조적 원인과 상처를 회복할 방안에 대해 성찰하는 대신, 고통을 회피하는 길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고통 경험은 진공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때로 트라우마 경험을 겪은 후 더 강해지고, 어떤 면에서는 더 나은 삶을 살기까지 한다." 어쩌면 "우리가 '우리'로서 고통과 어떻게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그 고통이 얼마나 잔인하고 끔찍한가'라는 질문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pp.67-68
5. 위 대목을 읽으며 쌍용자동차 조합원들의 투쟁이 2009년에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후에도 이들은 대한문 앞 분향소를 세우고, 고공농성을 하는 등 투쟁을 멈추지 않았고, 오랜 싸움 끝에 결국은 공장으로 돌아갔다. 정리해고 이후 자살, 질병, 생활고로 희생된 33명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숱한 국가 폭력이 이뤄졌으나, 이들은 상처를 피하거나 도려내는 대신, 고통을 투지로 바꾸는 선택을 했다.
6. 물론 모두가 이렇게 초인적인 헌신과 투쟁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며, 꼭 그래야 할 의무도 없다. 투지로 치환할 수 없는 고통이 있고, 고통을 느끼는 정도도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고통이 흉터로 남는 대신 투지로 전환될 수 있었던 이유, 연대의 가치에 대해 말하기 위함이다. 한껏 몸집을 부풀린 트라우마 앞에서 무기력해지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강철 멘탈’이 아니라 공동체적 ‘연대’일지도 모른다. 주변 사람들에게 ‘손절’ 당할까 봐 입을 다무는 대신 끊임없이 우리의 고통에 대해 말하자. 그렇게 모두의 고통이 그리는 교집합을 찾다 보면, 언젠가 우리의 마음에도 투지라는 이름의 작은 불꽃이 튀어 오르지 않을까? #손절사회
10년 전, 서른 박정민의 글
❝ 조금 더 자신을 믿고 기다려봤으면 좋겠다. 나 같은 것도 그러고 있으니 말이다. [...] 훗날 마흔이 되었을 때, 내가 예상한 마흔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난 그 다음을 또 기약할 수 있을 것만 같다. ❞
『쓸 만한 인간』 p.20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