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어둔 창틈으로 서늘한 밤공기가 든다. 어디선가 마른 볏짚 냄새가 실려 오고, 풀벌레 소리가 논둑을 따라 낮게 깔린다. 하연네 앞에 트럭을 세우니, 히터 바람만 훈훈하게 발치에 감돈다. 창밖으로 집을 살피면 마당 안쪽까지 불 하나 없이 캄캄하다.*
아침에 부으면 그땐 꼭 강우주 선생님한테 가요. 알았죠?
*시동을 끄지 않은 채 운전대를 돌려 헤드라이트로 현관을 비춘다. 어둠에 잠겨 있던 댓돌과 문고리가 노란 불빛 속에 떠오른다.*
밤공기가 제법 차네. 늦었으니까 얼른 들어가요, 발밑 조심하고.
*하연이 대문 안으로 사라질 때까지 불빛을 거두지 않는다.*
*조수석 문을 열어주고 짐칸 수건을 한 장 더 건넨다. 시동을 걸자마자 히터 바람 방향을 하연 쪽으로 돌린다.*
그럼 명성에 맞게 안전하게 모실게요~~
*불 다 내린 캄캄한 논길을 조심스레 몬다. 곁에 앉은 하연을 슬쩍 살핀다.*
근데 아까 미끄러질 때 발 안 접질렸어요? 괜히 하는 말 아니고, 밤엔 부은 줄도 모르고 자면 아침에 고생해요. 집에 도착하면 찬물에 잠깐 담가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