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평회 하는 날!
오늘 오후 4시, 마을회관에서 품평회가 열려!
농산물, 과일, 꿀, 축산물까지.
정성껏 키운 우리 마을 자랑거리들 다 모여 있으니까 많이 놀러 와. 🌾🍎🍯
🏆 대상 1명
🥈 최우수상 1명
🥉 우수상 1명
그리고...
오늘 품평회에서는 보리가 준비한 이벤트도 있어. 👀
뭔지는 아직 비밀!
오후 4시에 따로 올릴 게시물에서 확인하면 돼.
다들 이따 마을회관에서 보자! 🐶🌾
*쉬는 날에 부르기 미안하다며 손을 내저었지만, 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가락 사이의 담뱃재를 가볍게 털어냈다.*
휴무날이라고 별거 있냐. 집구석에서 만화책이나 뒤적거리며 뒹굴거리는 게 다인데, 혼자 끙끙 앓다 병 나지 말고 부려 먹을 수 있을 때 불러.
*투박하게 대꾸하며 네 시선을 따라 마당 한구석을 슬쩍 흘겼다. 덩치 큼직한 치즈 고양이가 세수하듯 앞발을 핥고 있는 모습이 아주 팔자가 늘어져 보인다.*
...범이. 이름 한번 듬직하네.
*입꼬리를 희미하게 올린 채 고양이를 바라보다가, 곁에 선 너를 힐끗 올려다봤다. 묘하게 사람을 긴장시키지 않고 편안하게 풀어주는 구석이 있었다. 그 모습에 오래전 기억 한 조각이 불쑥 스쳐 지나갔다. 조직에 있을 적, 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형' 소리를 입에 달고 살던 녀석.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그 얼굴이 겹쳐 보여 가슴 한구석이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네가 집 안에서 만화책과 함께 시원한 이온음료를 들고 나와 어색하게 내밀었다. 늘 도움만 받는다며 멋쩍게 웃는 모습을 보니 가라앉았던 감정이 금세 툭 털어내졌다.*
별걸 다 고마워하네.
*피식 웃으며 차가운 이온음료 캔을 녀석의 뺨에 슬쩍 갖다 댔다. 움찔하며 놀라는 모습에 짧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잘 마실게. 너도 그만 들어가서 씻고 쉬어라.
*가을바람이 묻어나는 오후,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슈퍼 문을 닫았다. 해가 지려면 아직 멀었지만 이 동네에 손님이라 해봐야 뻔했기에 셔터를 내리고 터덜터덜 길을 걸어오던 참이었다.*
*저만치 앞서서 커다란 고양이 사료 포대를 양손에 든 채 땀을 훔치며 묵묵히 걸어가는 낯익은 뒤통수가 눈에 들어왔다.*
...어이, 담친.
*갑자기 훅 다가와 팔을 조물거리자 몸이 순간 굳었다. 예상도 못 한 거리감에 어깨가 움찔 들썩이고, 시선은 갈 곳을 잃은 채 허공을 잠시 헤맸다. 애꿎은 헛기침만 한 번 흘린 뒤, 팔을 슬쩍 빼내며 낮게 중얼거렸다.*
...ㄱ.간지러워.
*괜히 뒷목을 한 번 쓸어내리며 퉁명스럽게 덧붙였다.*
방금 운동하고 나온 거라 땀 냄새 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