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_gui30991 떠날 생각이었다면 진작 발걸음을 돌렸겠지요. 그러니 굳이 약속을 더 보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경께서 곁을 내어 주시는 동안은 저 역시 지금처럼 천천히 걸음을 맞춰 보도록 하죠. 언젠가 뒤돌아보았을 때 서로에게 익숙한 사람이 되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ji_gui30991 과찬이라 하셨지만, 적어도 그 말씀만큼은 믿어 보겠습니다. 저 또한 함부로 사람을 곁에 두는 편은 아니니까요. 그러니 경께 그런 말씀을 듣게 된 것은 제게도 꽤 뜻깊은 일입니다. 부디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앞으로의 대화로 증명해 보이도록 하지요.
@ji_gui30991 그 명분이라면 이미 하나쯤은 생긴 것이 아닙니까? 저는 경과 나누는 시간이 지루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대화를 거듭할수록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기대하게 되더군요. 그러니 굳이 힘들게 이유를 찾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처럼 이어지는 대화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되니까요.
@ji_gui30991 그래서 더 흥미로운 것 아니겠습니까. 서로를 모르는 채 시작했지만 대화를 거듭할수록 한 사람을 이루는 조각들을 하나씩 알아 가는 일. 저는 그것이 인연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염치없는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 가지 여쭙고 싶군요. 경께서는 저와 나눈 대화가 즐거우신가요?
@__Flexible_ 맞는 말이네요. 어쩌면 사람의 인연마저 비와 닮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창밖으로 흘려보내고, 누군가는 일부러 우산을 접고 맞으러 나가니까요. 듣다 보니 체르닝 경께서는 제 생각보다는 꽤 통찰력이 뛰어나신 것 같습니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든 말입니다.
@ji_gui30991 어쩌면 포옹보다 끊기지 않는 대화가 더 어려운 법이지요. 저 역시도 남들과 교류를 지향하는 타입은 아니니까요. 뭐, 그럼에도 이쪽에서는 경과 다음에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자연스레 궁금해지는 걸 보아하니 이것만 해도 이미 좋은 인연의 첫걸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ji_gui30991 호감을 사려는 목적을 가지고 조심하는 편은 아닌지라. 그래도 막상 그런 말씀을 들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아무렴, 다음이라…… 포옹은 아껴 두시지요. 그런 건 기대하게 만드는 편이 더 흥미롭지 않겠습니까? 거기에 저는 아직 경과 나눌 이야기가 훨씬 많아 보이기도 하고요.
@ji_gui30991 경의 말씀에는 저 역시 동의합니다. 느린 시작은 서로를 이해할 시간을 내어줘 결과적으로 오래 이어지는 인연이 되곤 하지요. 자연스레 다음을 이야기해 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적어도 제 첫인상이 경의 발걸음을 돌리게 할 정도는 아니었던 모양이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니까요.
@__Flexible_ 좋은 말이네요. 어쩌면 양면성이 있기에 오히려 가치가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가 모두에게 아름답기만 했다면, 그 아름다움은 지금만큼 특별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경께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좋아하게 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