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3R0129 이제 납득이 돼? 아니면 아직도 내가 가엾어 보여? 쓸데없는 미련은 버려, 이즈쿠. 난 돌아가지 않아. 이 더러운 연극의 막이 내릴 때까지, 난 계속해서 그들이 숨겨온 모든 추악한 진실을 끄집어낼 거니까. 그게 너희가 말하는 '빌런'의 방식이라 할지라도.
@H3R0129 히어로 행세를 하는 거? 난 그게 더 소름 끼쳤어. 그래서 내 두 발로 걸어 나온 거야. 내 옳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세로는 다시 몸을 곧게 세우며,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흰 와이셔츠 자락이 둘 사이의 좁혀질 수 없는 거리를 증명하듯 펄럭였다.)
@bkuso_4 다만, 내가 이 추악한 연극의 장막을 찢어발기기 전까지는 절대 늙어 죽을 생각 없으니까 걱정 마. (네 적안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또박또박 말을 꺼내) 끝까지 너희 정의를 믿어 봐. 언젠가 너도 알게 될 거야. 정의가 사람을 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골라 구한다는 걸.
@bkuso_4 희미한 노란빛을 띠는 눈동자가 기괴할 정도로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다.) 넌 내가 이 짓을 정당화한다고 생각하지? 착각하지 마. 나한테 '히어로' 같은 거창한 명예나 도덕적 정당성 따윈 이제 상관없어. 난 내가 빌런이라 불리는 것에도 아무런 불만도 없다고.
@bkuso_4 (잠시 말을 멈췄다. 무언가를 삼키듯 입술을 다물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희가 누구냐고? 體系지. 히어로, 경찰, 시민. 이름만 다를 뿐, 결국 같은 논리로 움직였어. 보고도 외면하고, 침묵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존재에게 '빌런'이라는 이름을 붙여 안심하는 방식으로. 그러니까 너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