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manKalpa 예. (무심코 답이 생각을 앞질러 달렸다. 선생은 웃고 있었다. 그가 웃는 것을 잠시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찻간에서, 다시 부두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체념, 아니. 그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무어라 불러야 할지를 아는 것은 또 아니지만서도. 이를 악물었다가 놓는다.)
@etre_frit ······. (잠시 담배를 태우며 답을 유예했다. 보기보다 꽤 독한 걸 피우는 사내였다. 그래도 이따금 전장에서 빌려 태우던 것보다는 태울 만하군. 곁으로 가볍게 재를 털었다. 구태여 눈을 마주하지는 않았다.) 대개는 십오 초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전투에도, ······. 예. 물론 투입된 적 있습니다.
@_manKalpa 선생님. (홍종우의 목표는 분명하다. 역적 김옥균을 주살한다. 곧게 뻗은 총구 끝에 그 역적이 있다. 그는 역적의 이름을 진 자 치고 담담했다. 나는 그것이 그가 진정 역적이기 때문은 아님을 알고 있다. 선생의 표정을 읽을 만한 여유는 없었다. 그러나 때로는 도무지 참아낼 수 없는 순간이 있다.)
@_manKalpa (뭍에 가까워질수록 파도가 거세지는 탓인지 갑판이 아주 흔들렸다. 아니, 흔들리는 것이 과연 이 배였던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이 그 무엇도 없었다. 이를 악물었다 놓는다.) 모르겠습니다. (고해자의 감각을 불현듯 체감한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 그래도, 이러면 안 될 것 같습니다.
@_manKalpa 아닙니다, 선생님. 하지만, ······. (하지만, 선생님. 죽어 무엇을 얻겠습니까? 죽음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까? 죽음은 더럽다. 비천하고, 서글프다. 때로는 뙤약볕에 썩어가는 동료의 시신 옆에서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식일 때도 있다. 제가 아는 죽음이란 무릇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