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이 말려 들어 눈망울을 찔러. 안대 밑으로 펼쳐지는 총천연색의 세상은 더없이 작렬한다. 밝은 눈에 비치는 모든 것 지나쳐 지난날을 꼬집네. 두 눈 감고 외면하면 비어져 나온 게 놓여야 할 제자리를 찾을 것 같았거든. 이제야 고백하자면 뒤처졌지. 따라잡을 수만 있으면 괴물이라도 될게.
줄글 빽빽이 써 봤자 말 몇 마디 견주면 부진해. 상층부 늙은이가 선호할 구식이라고 할까. 헤어질 땐 마주하고 안녕을 고하자. 어조와 취하는 몸짓 하나하나 사무쳐 잊히지 않도록. 나는 여전히 지침이 틀어진 나침반도 품고 있어. 사이에 횡단보도 끼고 멀어지는 뒷등을 속절없이 지켜봤거든.
성탄절 이브따위 오지 않았으면 했다. 달력에서 삭제해 보려고 해도 어찌나 꿋꿋하던지. 하룻밤만 지나면 디데이라고 들뜬 제자들 재잘대는 것 등지고 토리이를 넘었어. 모퉁이 돌면 네가 주저앉아 있을 것 같아서······. 저물녘 노을이 얼룩진 우리의 봄을 불그름히 물들이는 꿈을 꿔.
푸를 청에 봄 춘 자를 쓰던 그 애틋한 시절은 고작 3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서 청춘의 시기에 얽혀 있는 이들의 뇌에 제 존재를 선명히 새겨넣었다 가끔 취기가 제대로 오른 날엔 술집에 끌려와 곁에서 메론소다나 홀짝이는 애 팔 붙잡고 쓸데없는 소리를 할 뻔 하기도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