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검사가 증인 선서를 거부한 이유]
<저는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오늘 국정조사의 증인선서를 거부합니다>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국회에 증인으로 소환된 자는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해당하는 경우 선서를 거부할 �� 있되 선서를 거부하는 경우 거부이유를 소명(疏明)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저는 헌법과 헌법원리 및 실정법에 근거하여 오늘 선서를 거부하고, 거부이유를 다음과 같이 소명합니다.
1. 첫 번째 이유입니다. 이번 국정조사는 위헌, 위법한 국정조사입니다. 제가 선서하고 증언하는 것은 위헌, 위법한 절차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됩니다.
현재의 국정조사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전례 없는 입법부의 불법적인 국정조사권 행사입니다.
국정조사안 발의에 참여한 의원들 상당수가 국정조사를 피고인 이재명에 대한 공소취소를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피력했던 점, 여당대표는 국정조사 후 특검을 실시하겠다고 발언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이번 국정조사의 목적은 특정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를 하기 위함이 명백합니다.
심지어 언론에서는 본 국정조사를 ’공소취소 국정조사‘라고 부르기까지 했었습니다.
이러한 공소취소 목적의 국정조사는 위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가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하는 국정조사에 해당하여 명백한 불법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여"는 소추기관이나 재판기관의 독자적인 판단에 개입하는 "간섭"과 기소, 불기소, 공소취소를 유도하는 "영향력 행사"를 의미함은 명백하고, 이번 국정조사가 특정사건에 대한 간섭과 영향력 행사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이는 여기 계신 위원님들께서 누구보다도 잘 아실 겁니다.
설사, 공소취소 목적을 부인한다고 하시더라도, 이번 국정조사는 재판과 수사에 관여할 수밖에 없어, 불법 국정조사에 해당합니다.
대북송금사건은
- 이재명 현 대통령에 대하여는 재판이 정지되어 있지만 뇌물공여자 및 공범인 뇌물수수자에 대해서는 현재 재판 진행 중에 있고,
- 파생사건인 이화영 부지사의 이른바 ‘연어술파티‘ 관련 국회에서의 위증 등 재판은 현재 공판준���기일 진행 중인데다가 2026. 6.경부터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될 예정에 있으며,
- 위 ’연어술파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하여 2025. 9.경부터 지금까지 서울고검에서 수사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국정조사는 위 재판 및 수사 중인 그 해당 쟁점을 다루고 그 전 과정을 국민들에게 공개할 것입니다. 설령 여기 계신 위원님들께서 의도하지 않으신다고 하더라도 국정조사 활동 자체가 위 재판과 수사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입법부가 사법부 영역인 재판과 행정부 영역인 수사에 실정법을 위반하여 관여하는 것으로 헌법상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헌법 수호 의무가 있는 국회의원들께서 오히려 헌법과 법률을 의도적으로 위반한다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으로서의 권한인 계엄권을 불법적으로 행사하여 입법부와 사법부의 권능을 훼손하려고 했고, 이는 비록 1심이지만 내란죄로 평가되었으며, 그 계엄선포로 인��여 우리 사회는 현재까지도 많은 갈등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당시 여러 민주당 의원님들께서 “불법적인 국가권력 행사에 대해서는 설사 군인조차 복종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하셨던 것을 기억하고 저 또한 법률가로서 그 말씀이 온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여기 계신 위원님들께 여쭙습니다.
불법적인 국정조사권의 행사에 대해서 또한, 국민들 그 누구도 복종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출석한 기관 증인들도 현직 공무원들이지만, 엄연히 국민입니다.
국민의 대표인 입법부에서 집단으로 하는 국가권력의 행사라고 하여, 무조건 그에 정당성이 생기고 국민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번 국정조사가 이처럼 불법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될 경우, 향후 언젠가는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죄명 중 일부가 다시 논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우리 헌정사에 다시 없는 불행한 일이 될 것입니다.
선서는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른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헌법과 법률의 수호를 직업적 책무로 삼는 검사로서,
위헌이고 위법인 이번 국정조사에서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른 선서를 할 수가 없습니다.
- 계속 -
손도 떨리고 가슴도 떨리고.
박상용 검사는 지금 모든 걸 걸었다. 자신의 이익이 아닌 자신��� 사랑했던 법과 조직을 위해... 지켜주기는커녕 악에 동조하는 선배 검사를 보며 그가 느꼈을 좌절감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박상용을 지키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 그가 최후의 보루이고 그가 정의이다.
<민주주의가 죽어간다>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안'이 확정됐다. 대법원장을 몰아내려고 '주먹'을 휘두르던 민주당이 이번엔 '법'으로 사법부를 파괴하려 든다. '이재명 무죄 만들기'를 위한 전천후 방탄이다.
'사법개혁안'의 골자는 이렇다. 첫째.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린다. 대법관���보 추천위원회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넣는 등 그 구성을 다양화한다. 이것은 자기네 사람을 대법원에 최대한 많이 두겠다는 심산이다. 둘째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 소원을 낼 수 있다. 3심제를 4심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대법관 증원은 베네수엘라 독재자 우고 차베스의 수법이다. 발전잠재력이 컸던 베네수엘라는 그때부터 혼돈의 나락으로 추락했다.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 직후 뉴딜정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대법관 증원을 모색했다. 그러나 여당 민주당의 반대로 포기,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했다.
집권세력의 도발은 위헌이다. 헌법 101조 1항은 "사법권은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했다. 사법권에 정부나 국회가 간섭하면 안 된다는, 사법권 독립과 삼권분립의 선언이다. 그 2항은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 법원��로 조직된다"고 규정했다. 대법원 위에 헌법재판소를 올리면 이 조항에 어���난다.
집권측은 왜 이럴까. 대통령의 선거법위반을 유죄로 판단해 파기환송한 대법원의 결정을 뒤집기 위한 것이다. 다른 4개 재판도 무죄로 만들고 싶어서다. 권력은 악마의 속성을 지닌다. 헌법은 일정한(some) 권력만 허용하지만, 통치자들은 더 많은(more) 권력을 추구한다. 나쁜 통치자들은 모든(all) 권력을 탐한다. 권력은 암세포처림 자기증식하려한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을 추구한다.
어떻게 할까. 우선 집권세력이 절제해야 한다. 차베스를 닮지 말고, 미국 민주당을 배우라. 동시에 사법부는 결연히 대처하라. 안주할 때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국민이 결단해야 한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국민의 피를 먹고 이만큼 자랐다. 지금 그것이 죽어가고 있다.
짧지만 강렬한
<폭정>
짧지만 강렬한 책. 히틀러, 스탈린 등 20세기 '폭정'의 역사와 그것이 주는 교훈 20가지를 담았다. 21세기의 트럼프도 통렬히 비판한다. 저자는 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예일대 교수.
이 책은 20세기의 교훈이 지금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주주의는 손상되기 쉬운 창조물이다. 민주주의는 지금 시민의 자유를 해체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숨죽이게 하고, 헌정 기관의 독립성을 억누르는 권력자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
모두의 경각심을 위해 몇 개 교훈을 소개한다.
°미리 복종하지 말라. 권위주의 시대의 개인들은 억압적 정부가 무엇을 원할지 미리 생각한 다음, 요구가 없어도 자신을 내어준다. '예측 복종'은 정치적 비극이다.
°제도를 보호하라. 보호하지 않으면 제도는 하나씩 차례로 무너진다. 나치의 질서가 공고해지기까지 채 1년이 안 걸렸다.
°일당국가를 조심하라. 다당제를 지지하라.
°직업윤리를 명심하라. 정치지도자들이 나빠질 때는 사람들이 직업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법률가 없이 법치주의를 파괴하거나, 판사 없이 보여주기식 재판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앞장서라. 누군가는 해야 한다. 남들과 다른 행동이나 얘기를 하면 불편해질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기억하고 칭송하는 인물들은 그들이 살던 시대에는 유별나고 정신 나간 사람으로 여겨졌던 인물들이다.
°위험한 낱말을 경계하라. 애국적인 용어를 기만적으로 사용하는 데 분노하라. 히틀러의 언어에서 '국민'은 언제나 국민 일부만을 의미했다. 트럼프도 그렇다.
°진실을 믿어라. 파시스트들은 일상의 진실을 경멸했고, 역사나 비판적 언론보다 창조적(만들어낸) 신화를 더 좋아했다. 탈(脫)진실은 파시즘의 전(前)단계다.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더라도 침착하라. 갑작스런 재앙이 견제와 균형을 끝장내고, 표현의 자유와 공정재판의 권리를 중단시킨다. 권위주의자들은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런 사건들을 이용한다. 속지 말라.
°애국자가 되라. 최대한 용기를 내라.
<한미정상회담 일주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일주일이 지났다. 지금까지도 관세(15%?)와 투자(3,500억+1,500억달러?) 등에는 안개가 끼어 있다. 양국 정부의 설명도, 언론의 보도도 많이 다르다. 진실이 무엇인지, 정부는 설명하고 언론은 취재보도해야 옳다.
한국측의 설명은 대체로 피상적이다. "경제통상 안정화, 동맹 현대화, 새 협력분야 개척 등 3대 목표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양 정상이 (서로를 칭찬하며) 호감과 신뢰를 쌓았다. ���의문이 필요없을 만큼 얘기가 잘됐다.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추가개방은 않기로 했다. 관세와 투자 등은 추가협의가 필요하다. 투자수익은 재투자 개념이다."
미국측은 꽤 구체적이다. "그들(한국)이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거래는 끝났다. 그들(일본 포함?)이 9,500억 달러를 내기로 했다. 미국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도, 비관세장벽도 없애기로 했다."(트럼프 대통령) "일본, 한국 등이 내는 돈으로 국가경제안보기금을 만들고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자금을 댈 것이다."(러트닉 상무장관) "반도체 다음으로 조선업에서 미국이 지분을 가질 수 있다."(베선트 재무장관) "한국의 투자수익중 90%는 미국이 갖는다."(레빗 백악관대변인) "중국관련 정책과 방위비 문제로 분쟁이 있었다."(뉴스맥스)
미국측의 발언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를 읽기는 쉽지 않다. 서로 칭찬���다지만, 외신은 한국측의 '아첨'을 꼬집었다. 한국의 '숙청이나 혁명'을 언급한 트럼프의 SNS는 살아 있다. 한미관계의 불안정과 북중러 정상회동 움직임 등 한반도 정세는 유동성이 높아졌다.
한미 양쪽의 차이를 보면, 3대 목표에 성과가 있었다는 정부 설명은 불충분해 보인다. 불확실한 관세, 1년 예산에 육박하는 투자 규모와 어이없는 개념, 농축산물 추가개방 여부는 속히 정리돼야 한다. 비공개 회담에서는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합의문은 왜 없었는지도 설명돼야 한다. 한반도 정세의 안정화는 더욱 절박해졌다. 정부의 정직한 설명과 언론의 치열한 규명이 시급하다.
<사법붕괴 신호탄인가>
서울��등법원에 이어 서울중앙지방법원도 대통령 재판을 무기 연기했다. 두 법원은 모두 헌법 84조를 이유로 들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였는가.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마침 민주당은 대통령 재판중지법 처리를 보류했다. 두 법원의 처사가 사법붕괴 신호탄인지, 두렵다.
대통령 재판도, 헌법 해석도 중대한 사안이다. 그만큼 절차를 밟으며, 권위 있게 결정해야 한다. 대법원의 설명처럼 '개별 법원의 판단'에 떠넘길 일이 아니다. 대통령 재판의 계속 여부는 대법원이, 헌법해석은 헌법재판소가 최종결정하는 것이 옳다. 그렇게 되도록 검찰과 법원이 결단하기를 바란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이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했다. 법과대학들은 이 불소추특권으로 '취임 전 재판까지 중지한다'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게다가 헌법 68조는 대통령 자격상실 사유의 하나로 '판결'을 명시했다. 대통령도 재판을 받는다는 뜻이다.
재판 중지를 결정한 판사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과 다르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배운 대로 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사법부마저 가담한 꼴이 됐다. 국가 위기의 가장 깊은 원인은 엘리트들의 도덕적 이완이라고 생각한다. 참담하고 부끄럽다.
일부는 미국도 이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은 법체계가 다르다. 미국은 법으로 상세히 규정하지 않고 판사의 재량을 넓게 인정하는 영미법 체계다. 한국은 법으로 최대한 규정하고 판사의 재량을 좁게 인정하는 대륙법 체계다.
이번에 재판을 줄줄이 연기하면, 5년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혹시 더 무리한 방법이라도 쓸 것인가. 어려운 짐을 미래에 넘기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어렵더라도 이번에 정리하도록 사회의 지혜와 용기를 모았으면 한다.
사법붕괴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붕괴로 이어진다. 사법이 붕괴하면 해외투자를 받기도, 수출을 늘리기도 어려워진다. 법치주의가 허물어진 곳에 누가 투자를 하며, 수입을 늘리겠는가. 오늘보다 내일이 더 두렵지 않기를 바란다.